멕시코의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정치인인 로사리오 이바라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5세.
고인의 딸 로사리오 피에드라가 이끄는 멕시코 국가인권위원회는 트위터에 이바라의 타계 소식을 전하며 고인을 "멕시코 인권 수호의 선구자"로 지칭했다.
이바라는 현재 10만 명에 육박하는 멕시코 실종자 중 한 명의 어머니였다.
공산당 단체에 속해 있던 아들 헤수스 피에드라는 1975년 4월 북부 몬테레이에서 실종됐다.
당시 멕시코는 정부와 좌파 학생 운동권간의 갈등이 극심했던 이른바 '더러운 전쟁' 기간이었고, 헤수스의 실종에도 당국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아들의 행방을 찾아 헤매던 이바라는 1977년 다른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유레카실종위원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투사로 변신했다.
이후 시위와 단식투쟁 등을 통해 강제 실종에 대한 진상 규명과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했다.
1982년에는 대선에도 출마했다. 멕시코 역사상 첫 여성 대선 후보였다.
두 차례의 대선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으나 이후 상·하원의원으로 정치 활동을 했다.
인권 운동 등에 남긴 업적을 기려 2019년 상원은 고인에게 명예훈장 수여를 결정했다.
그러나 그는 "내 투쟁이 미완성으로 남길 원치 않는다. 사랑하고 오래 기다려온 아이들의 행방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실현될 때 훈장을 달라"며 거부했다.
이바라와 가까운 사이였던 안드레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고인은 자녀들에 대한 깊은 사랑, 실종으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연대를 끊임없이 우리에게 상기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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