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식료품 24개 가격 관리 강화…대통령 "가격 통제 아냐"
멕시코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곡물 증산 등의 대책을 내놨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로헬리오 라미레스 델라오 재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한 정부 대책을 발표했다.
멕시코 주식인 토르티야의 원료인 옥수수와 쌀, 콩 등 필수 곡물의 생산량을 늘리고, 일부 수입 관세를 없애며, 농가에 비료 제공을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아울러 토르티야, 쌀, 식용유, 달걀, 우유, 감자 등 필수 식료품 24개에 대해 가격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러나 '가격 통제'는 아니라고 강조하며, "공정한 가격"이 보장되도록 감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 주요 대기업들도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
멕시코 최대 부호 카를로스 슬림이 이끄는 통신사 텔멕스와 텔셀은 연내 요금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빵 제조업체 그루포 빔보도 6개월간 흰 빵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고, 월마트, 소리아나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정부 대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멕시코 정부는 전했다.
멕시코는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4월보다 7.72% 올랐다. 2001년 1월 이후 2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중앙은행은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물가 상승 폭이 더 가팔라졌다.
이날 멕시코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골드만삭스의 알베르토 라모스 연구원은 강압적인 조치나 전면 가격 통제가 없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식량 공급을 단기간에 어떻게 크게 늘릴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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