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국민투표 앞두고 부동층 다수…내달 초안 완성
칠레 새 헌법 초안 작성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아직 많은 국민이 새 헌법 채택 찬반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칠레 조사기관 공공연구센터(CEP)가 9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는 9월 4일 치러질 국민투표에서 새 헌법 초안 채택에 찬성하겠다는 응답은 25%, 반대는 27%였다.
이들보다 더 많은 37%의 응답자는 아직 찬반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찬반 격차가 오차범위(±2.9%) 이내인 데다, 부동층이 많아 국민투표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칠레 새 헌법 제정은 지난 2019년 칠레를 뒤흔든 대규모 시위의 결과물이다.
수도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이 촉발한 시위는 교육, 연금, 의료 등 사회 불평등을 야기하는 사회 제도 전반에 대한 반발로 확대됐고, 군부 독재정권 시절인 1980년 제정된 현행 헌법이 이러한 불평등과 부조리의 뿌리로 지목됐다.
정치권은 시위대의 거센 요구를 받아들여 새 헌법 제정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쳤고, 2020년 10월 국민투표에선 80% 가까운 국민이 새 헌법 제정에 찬성했다.
압도적인 지지 속에 새 헌법 초안 작성 작업이 시작됐으나, 제헌의회가 만든 초안이 속속 공개되면서 새 헌법에 반대하는 여론도 늘어났다.
지난 4월 여론조사에서 반대 응답이 처음으로 찬성 응답을 앞질렀고, 이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혼돈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제헌의회는 내달 초 초안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번 CEP 조사에서 새 헌법에 찬성한다고 답한 이들은 가장 큰 이유로 "칠레는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제헌의회의 면면과 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 결정하지 못한 응답자들은 새 헌법 초안에 대한 정보 부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새 헌법에 대한 여론은 엇갈리지만, 칠레 국민의 다수는 여전히 현행 헌법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9월 국민투표에서 새 헌법 채택이 무산될 경우 응답자의 42%는 다시 초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고, 31%는 현행 헌법의 개정을 원했다. 현행 헌법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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