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대륙을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사랑받고 있는 체 게바라의 이미지와 이름이 상업광고에 남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게바라의 유자녀들이 불만을 토로했다고 AP통신이 6일 보도했다. 게바라가 재혼한 쿠바 혁명가 알레이다 마르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두 자녀는 오는 14일로 80주년이 되는 아버지의 생일을 앞두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가진 인터넷 대화에서 "아버지의 이름과 이미지가 일부 국가에서는 계급들간의 대립을 조장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걱정이다. 이런 사태가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게바라의 이름과 이미지는 티셔츠에서부터 보드카에 이르기까지 많은 상품들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베레모를 쓰고 먼 곳을 응시하는 게바라의 모습은 티셔츠, 포스터, 커피잔 등 일상생활용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바라의 자녀들은 2시간 동안 계속된 인터넷 대화를 통해 쿠바 국내의 사람들은 물론 카타르,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지에서 연결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큰 딸 알레이다 게바라는 영국 보드카, 프랑스 음료수, 스위스 휴대전화에 게바라의 이름이 등장하고 이미지가 사용되는 것에 진저리가 난다고 말했다.
부친과 같이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우리는 돈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부친이 존중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바라의 아들 카밀로는 피델 카스트로로부터 정권을 물려받은 라울 대통령 정부를 지지한다면서 형 피델이 집권한 49년동안 참고 기다린 라울에 대해 "그렇게 많은 경험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지이유를 설명했다.
카밀로는 "모든 투표는 비밀이지만 나는 공개하겠다. '라울 지지'"라고 밝혔다.
두 자녀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작품으로 최근 칸영화제에서 베네치오 델 토로가 주연상을 받은 4시간 반짜리 영화 '체'를 아직 보지 못했다고 밝히고 "사실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영화를 만든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928년 아르헨티나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게바라는 피델 카스트로가 1959년 독재자 풀헨시오 바티스타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게바라는 그러나 볼리비아 혁명을 지원하다가 지난 1967년 붙잡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특히 쿠바 사진작가 알베르토 코르다가 지난 1960년에 찍은 게바라의 이미지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