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출신 첫 좌파 대통령 당선 확정 다음날 입장 밝혀
콜롬비아 '최후의 반군'으로 알려진 민족해방군(ELN)이 새 정부와 평화협상에 나설 뜻이 있다고 밝혔다.
ELN은 콜롬비아 대선 하루 뒤인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ELN은 정치적·군사적 투쟁과 저항의 시스템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그러나 2017년 2월 시작된 협상을 이어가 평화 프로세스를 계속 진전시킬 용의 또한 있다"고 말했다.
전날 대선 결선서 승리한 좌파 구스타보 페트로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2016년 정부와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체결한 평화협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ELN과도 평화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LN은 1964년 결성된 좌익 반군단체다. 최대 반군 FARC를 비롯한 여러 반군이 하나둘 속속 해체되는 동안에도 끝까지 남아 최후의 반군으로 불린다.
현재 조직원은 2천400명가량으로, 콜롬비아 정부에 따르면 마약 밀매, 불법 광업 등으로 수익을 마련하고 있다. FARC 잔당과 더불어 베네수엘라와의 국경 부근에서 군경에 대한 공격도 일삼고 있다.
ELN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정부와 협상을 벌였다.
가장 최근엔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대통령이 FARC의 평화협정 이후 2017년 ELN과도 협상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듬해 취임한 이반 두케 대통령이 인질 전원 석방 등의 조건을 내걸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2019년 1월 ELN이 보고타 경찰학교에서 저지른 차량폭탄 테러로 22명이 사망한 뒤 협상의 문이 닫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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