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상승 등이 촉발한 에콰도르의 반(反)정부 시위가 18일 만에 끝난 후 에콰도르 주요 장관들이 한꺼번에 교체됐다.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파블로 아로세메나 경제장관을 비롯한 4명의 신임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전달했다.
앞서 4일과 5일 사이 시몬 쿠에바 전 경제장관을 비롯해 보건, 교통, 고등교육부 장관들이 줄줄이 사의를 밝힌 바 있다. 라소 대통령은 사의를 수용하며 곧바로 후임 장관들을 지명했다.
장관들은 사임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최근 에콰도르를 뒤흔든 원주민 시위 이후의 쇄신 차원으로 풀이된다.
에콰도르 최대 원주민 단체는 지난달 13일 휘발유·경유 가격 인하와 영세 농민 채무 재조정 등의 요구 사항을 정부에 제시한 채 무기한 도로 봉쇄 파업을 시작했다.
때로 시위가 격화해 최소 8명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석유 생산과 물류에도 차질이 생겼다. 야당은 시위 사태를 이유로 라소 대통령에 대한 탄핵도 시도했으나 국회에서 부결됐다.
이번 시위는 정부와 시위대가 연료비 일부 인하 등의 합의점을 찾으면서 지난달 말 18일 만에 종료했다.
에콰도르 중앙은행은 이번 시위로 인한 경제 손실이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정부가 시위대와의 합의를 이행하는 데 연 7억달러(약 9천100억원)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라소 대통령은 "이번 개각이 상황에 떠밀려서 혹은 특정 환경 때문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일관되고 장기적인 비전 안에서 질서 있게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라며 시위로 인한 갑작스러운 개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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