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정부, 반군과 '58년 대립' 끝낼까…협상 분위기 훈풍
Admin | 2022-09-16 | 조회수 : 632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콜롬비아 정부가 6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반군과의 기나긴 대립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웃 국가의 지원 속에 '최후의 반군'으로 꼽히는 민족해방군(ELN)과 평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과 엘나시오날 등 베네수엘라 신문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올해 말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콜롬비아 정부와 민족해방군 간 회담에서 베네수엘라가 '보증 국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의 관련 요청을 수락한다며 "우리 정부는 아메리카 대륙 전체의 안보와 안정을 조성하는 데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가 콜롬비아 평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장 큰 요인은 민족해방군의 활동 근거지다.
1964년 결성된 반군 단체인 민족해방군은 마약 밀매와 불법 광업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콜롬비아·베네수엘라 사이 국경 부근에 자리를 잡고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때론 군·경에 대한 테러 공격도 일삼는다.
콜롬비아 최초로 '좌파 정부'를 이끌고 있는 페트로 대통령은 그간 단절됐던 베네수엘라와의 외교를 복원하면서 가장 껄끄러운 걸림돌인 민족해방군의 무장을 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통해 양국 간 화물 운송 육로에 대한 민족해방군 공격 가능성을 제거하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LN도 페트로 대통령 당선 직후 성명을 내고 평화협상 재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앞서 2017년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은 민족해방군과 평화 협상을 시도한 바 있는데, 당시에도 베네수엘라 정부 관계자가 보증국 참석자 자격으로 테이블에 같이 앉았다.
그러나 이후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를 축출하기 위한 서방의 움직임에 콜롬비아가 동참하면서 정치적 긴장은 고조됐고, 2019년 민족해방군의 보고타 경찰학교 차량 폭탄 테러(22명 사망)를 계기로 협상은 완전히 교착 상태에 빠졌다.
콜롬비아 내에서 민족해방군보다 더 큰 세력을 유지했던 '제1반군' 무장혁명군(FARC)은 이미 2016년에 정부와 평화 협상을 하고 무기를 내려놨다. 합법 단체로 전환된 무장혁명군은 지난해 '코무네스'(코뮌)이라는 정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제도권 정치 활동을 하고 있다.
다만, 협정에 반발해 조직을 이탈한 일부 잔당은 민족해방군에 합류하거나 소규모 전선을 꾸리고 여전히 강성 폭력 행위에 손을 대고 있다.
walden@yna.co.kr
122.40.8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