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브라질 국영기업을 매각하지 않겠다며 더이상 민영화는 없다고 선언했다.
룰라 당선인은 또 공기업에 정치인 출신을 엄격히 제한하는 국영기업법을 개정, 기업 장기자금 조달 및 투자를 담당한 국책은행장 후보로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정치인 출신 측근을 지명했다.
브라질 현지 언론들은 14일(현지시간) 룰라 당선인이 전날 차기 정부 준비단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이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개방되어 있으나 국영 기업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룰라 당선인은 회견에서 "누구든지 (브라질에) 오려는 사람에게는 일거리와 투자를 위한 프로젝트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 공기업을 사러 오지는 말라. 브라질 공기업은 더이상 판매용이 아니며, 앞으로 공기업 민영화는 없다. 우리나라는 다시 주권을 존중받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룰라 당선인은 회견에서 국영 사회경제개발은행(BNDES)의 은행장 후보로 알로이지우 메르카당치(68) 전 교육부 장관을 지명했다.
1952년에 설립된 BNDES는 재무부에 속하는 연방 소속 국영기업으로 다양한 생산 부문에 장기 자금 조달 및 투자를 담당한다.
메르카당치 전 장관은 룰라 당선인과 같은 노동당(PT) 소속으로 룰라 당선인의 선거 캠프에서 새 정부 계획 수립을 담당했으며 룰라 당선인의 수석 보좌관도 지냈다.
그동안 브라질 금융계에서는 정치인 출신이자 룰라 당선인의 측근인 메르카당치 전 장관이 BNDES 은행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자 우려해왔다.
하지만 룰라 당선인의 친정인 노동당은 13일 오후에 정치인의 국영 기업 사장 임명 제한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영기업법 개정안'을 의회에서 가결 처리했다.
당초 국영기업법은 회사 경영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분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으로, 정당 대표를 역임했거나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의 국영기업 사장 임명을 36개월간 엄격히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번 법 개정으로 36개월이었던 정치인의 국영기업 사장 임명 제한기간이 30일(1개월)로 바뀌어 정치인의 국영기업 사장 임명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이로써 룰라 당선인은 메르카당치 전 장관을 BNDES 은행장으로 공식 임명할 수 있도록 법적인 장애물이 제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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