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재직 중이던 대통령을 탄핵하고 출범한 현 페루 정부를 '가짜'라고 맹비난하며 지역 국가 협의체의 의장직 이양을 거부, 외교적 논란이 예상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가짜라고 생각하는 정부에 태평양동맹 의장직을 넘기고 싶지는 않다"며 페루 정부의 의장직 이양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 등 중남미 주요 4개국을 정회원국으로 둔 태평양 동맹은 경제통합·사회 불균형 해소·성장 제고·정치적 협력 등을 목표로 설립한 국가 간 협의체다.
이들 4개국의 경제 규모는 중남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0%가량인 2조 달러(2천800여조원)에 달한다.
회원국 정상들은 애초 지난해 12월 페루 리마에 모여 페드로 카스티요 당시 페루 대통령을 차기 의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밟으려 했으나 페루 의회의 카스티요 탄핵 사태 속에 회의 자체가 연기됐다.
이후 새로 출범한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멕시코 측에 의장직을 넘길 것을 직·간접적으로 요청해 왔다.
지난 16일에는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직접 나서 "(멕시코가) 의장직을 넘기지 않으면서 태평양동맹을 구성하는 지역 사회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페루 대통령 탄핵 사태를 '쿠데타'라고 힐난한 바 있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재차 "쿠데타를 합법화하고 싶지 않다"며 차기 의장에 대해 다른 회원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7일 의회로부터 탄핵당한 뒤 내란 및 반란 혐의로 구금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을 "그가 지금도 페루 대통령"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페루 대통령 가족에 대한 망명도 허용했다.
그는 별도로 오는 9월께부터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를 잇달아 찾아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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