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정부, 가톨릭계 대학 2곳 폐쇄·자산몰수
Admin | 2023-03-10 | 조회수 : 465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장기 집권에 비판적인 가톨릭계에 대해 철권을 휘두르고 있는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이 이번에는 교계 대학 2곳을 강제 폐쇄했다.
8일(현지시간) 니카라과 매체 라프렌사에 따르면 오르테가 정부는 니카라과 자치기독교대학(2001년 개교)과 후안 파블로 2세(요한 바오로 2세) 대학(2004년 개교)을 폐쇄 조처했다.
두 대학 학생과 교수, 교직원을 비롯해 양교 데이터베이스상에 보관된 서류 일체는 국립대학협의회로 이관되는 한편 두 대학 자산도 국가로 이전된다.
학생들의 경우 이후 다른 학교들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정부는 "교육 품질 지표 평가에서 적절한 인증을 받지 못했다"며 대학 설립·운영에 대한 규정 위반을 폐쇄 배경으로 들었다.
'재무제표 기록 불일치' 및 '고정자산 현황·수입과 지출 변동 사안·자금 집행 내용 등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행위'도 중대한 하자 사유로 제시했다.
수도 마나과를 비롯해 후이갈파, 마타갈파, 그라나다에 시설을 두고 학생들을 교육한 후안 파블로 2세 대학 측은 성명을 내 "놀랍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하느님께서 가장 큰 역경의 순간에도 우리를 지탱해 주신 만큼 앞으로도 그렇게 해 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1985∼1990년 한 차례 정권을 잡았던 오르테가 대통령은 2007년 재선 뒤 개헌을 통해 연임 제한을 없애고 줄곧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도 부통령직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향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상대로 초강경 자세로 대응하고 있는데, 특히 가톨릭계를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다.
반정부 시위자를 성당에 피신시키거나 정치범 석방을 위해 중재 노력을 한 것을 트집 잡아 교계 라디오 방송국 문을 닫거나, 바티칸 대사와 주교를 박해하기도 했다.
지난달 사법부 역시 롤란도 호세 알바레스 주교에게 국가안보 저해와 가짜뉴스 유포 등 죄로 26년 4개월의 중형을 선고하면서 국제사회 지탄을 받았다.
이와는 별도로 니카라과 정부는 최근 재무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커피 수출업·섬유 및 의류산업·건설업 등 18개 업종 경영자협회의 법적 지위를 박탈한 데 이어 민간은행을 비롯한 12개 협회를 불법이라고 선언하는 등 정권에 비협조적인 단체 등을 탄압하고 있다고 라프렌사는 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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