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겔 디아스카넬(63) 쿠바 대통령이 공산당 일당 체제인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됐다.
쿠바 국회인 인민권력국가회의는 19일(현지시간) 수도 아바나에 있는 컨벤션 궁에서 10대 국회 첫 본회의를 열고 미겔 디아스카넬 현 대통령을 다음 대통령으로 재선출했다고 밝혔다.
쿠바 관영 언론 그란마에서 생중계한 이날 표결에서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유효표 460표 중 찬성 459표(97.66%)를 얻었다. 이날 회의에는 지난달 총선에서 선출된 전체 의원 470명 중 462명이 참석했다.
이로써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2028년 4월 19일까지 5년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그와 함께 살바도르 발데스 메사(77) 부통령 역시 5년 더 직을 이어가게 됐다.
공산당 일당 체제에서 간선제로 치러지는 쿠바 대통령 선거에 앞서 의원들은 이날 디아스카넬 대통령 후보 추대를 만장일치로 가결한 바 있다.
디아스카넬은 1959년 쿠바 혁명 후 '카스트로'라는 성을 가지지 않은 첫 국가 원수다.
피델·라울 카스트로 형제의 뒤를 이어 2018년 4월 19일 제3대 국가평의회 의장(현재는 폐지)에 오른 그는 2019년 10월 10일 국가평의회 의장에서 대통령으로 명칭을 바꿔 국가 원수 지위를 계속 이어왔다.
2021년 4월 19일에는 라울 카스트로(91)에 이어 제3대 공산당 제1서기 자리까지 꿰찼다.
쿠바 혁명 이듬해인 1960년 중서부 산타클라라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디아스카넬은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공산당에서 활동하며 정치 이력을 쌓았다.
카스트로 형제와 달리 게릴라 출신은 아니지만, 이념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지에서는 카스트로의 영향력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디아스카넬의 이번 '연임' 성공으로 세대교체는 더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쿠바 혁명 주역들은 정치 일선에서 사실상 모두 물러난 상태다.
그의 앞에는 미 제재와 팬데믹 등으로 심화한 경제 위기와 오랜 기간 하루 절반 이상 정전될 정도로 취약한 사회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2021년 7월 쿠바 현대사에서 매우 이례적일 정도의 대규모 시위를 경험했던 그가,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바람과 국가 근간인 사회주의 기조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맞춰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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