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카리브해 영연방 왕국인 벨리즈와 자메이카 정부 고위 인사들이 영국 찰스 3세 대관식을 앞두고 잇따라 공화국 전환 추진 발언을 내놨다.
조니 브리세뇨 벨리즈 총리는 4일(현지시간) 수도 벨모판에서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를 하고 "2021년 공화국으로 전환한 바베이도스의 다음 차례가 벨리즈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브리세뇨 총리는 또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최근 대서양 횡단 노예무역에서 영국의 역할과 관련해 사과를 거부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영국 정부는 귀족들의 노예무역에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영어를 사용하는 카리브해 국가들에 재정 보상을 하라고 요구했다.
브리세뇨 총리는 2021년에 벨리즈의 노예 후손을 대신해서 영국에 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의 의회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또 영연방 국가의 원주민 지도자들이 찰스 3세에게 서한을 보내 영국 식민 지배를 공식으로 사과하고 왕실 재산을 이용해 배상하라고 요구한 데 동참했다.
그는 대관식에 관해서는 "너무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영국 국기를 꺼내며 흥분하고 그러는 모습은 없다"고 덧붙였다.
말린 마라후 포트 자메이카 법무부 장관은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대관식으로 공화국 전환 계획이 가속화됐다"며 "이제 때가 됐다. 자메이카는 자메이카 사람들의 손으로"라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내년에 공화국 전환을 위한 국민투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달에 관련 법이 발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라후 포트 장관은 "자메이카와 영국의 관계는 복잡하고, 공화국 전환은 식민 지배와 대서양 노예무역의 고통스러운 과거와 연결된 정부 형태에 작별을 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자메이카인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좋아했지만, 찰스 3세는 그저 외국인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벨리즈와 자메이카는 영국 국왕이 군주로 있는 영국과 영연방 14개국에 포함된다.
merciel@yna.co.kr
122.40.8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