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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의회, 멕시코 대통령 '외교적 기피 인물' 지정 논의
Admin | 2023-06-21 |    조회수 : 351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페루 의회가 자국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 비난해온 멕시코 대통령을 이른바 '외교 블랙리스트'로 지정하는 안을 논의한다.

23일(현지시간) 페루 안디나 통신과 멕시코 일간지 라호르나다 등에 따르면 페루 의회 외교위원회는 지난 21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결의안을 찬성 11표, 반대 1표, 기권 3표로 통과시켰다.

상임위를 거친 이 안건은 본회의에 상정된다.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페루 입국은 금지된다.

페루 외교위는 '자국 대통령에 대한 반복적이고 무례한 언사'와 '태평양동맹 의장국 순환 원칙 위배 발언' 등을 이번 결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번 조처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자처한 측면도 있다.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과 구금 과정을 '기득권층의 쿠데타'로 규정하며, 페루 내 정치 상황을 누구보다 많이 앞장서서 비판해온 그는 카스티요의 뒤를 이어 취임한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에 대해 "가짜 대통령"이라거나 "권력 찬탈자"라고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

또 관례상 회원국 간 돌아가며 맡는 태평양 동맹(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 의장직에 대해서도 "페루에는 절대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페루 의회 상임위의 결정에 대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준 것에 대해 오히려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며 "그들(페루 의회)이 내게 박수를 보내거나 훈장을 줬다면 무척 부끄러웠을 것"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올해 들어 페루 의회가 외국 정상을 상대로 기피 인물 지정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 못지않게 페루 대통령과 의회를 비판하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미 지난 2월에 페루의 페르소나 논 그라타 명단에 올랐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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