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물가’ 아르헨티나, 포퓰리즘 집권여당 심판받나
Admin | 2023-08-14 | 조회수 : 401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아르헨티나에서 올해 10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앞두고 예비 선거가 열렸다. 심각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시달리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경제 위기에 대한 근심 때문에 선거 자체가 심각한 무관심에 직면했으며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10월 대선에 대비한 예비 선거가 치러졌다.
이번 예비 선거 후보들은 현재 집권 여당의 세르지오 마사, 야당연합의 패트리샤 불리치와 호라시오 로드리게스 라레타, 하비에르 밀레이 등이 있다.
블룸버그는 선거 당국 발표를 인용해 예비 선거 종료 한시간 전까지 6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예비 선거는 만 18세 이상 성인이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10월 선거에 앞서 치러지는 리허설과 같은 선거로, 예비 선거 결과가 뒤집어진 적이 없기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할 수 있다.
로이터는 이번 예비 선거가 100% 이상인 인플레이션과 10명 중 4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한 생활비 위기에 대해 집권 여당을 심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월 102.5%로 32년만에 세자릿수대 상승률을 보였으며 6월(115.6%)까지 5개월 연속 상승세다.
경제 위기로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포퓰리즘 정책인 페론주의로 불리는 집권 여당의 정책에 환멸을 느끼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극우 정당에 표가 갈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아르헨티나 주부 아드리아나 알론소는 로이터에 “인플레이션은 우리를 죽이고 있고 직업의 불확실성은 삶을 계획할 수 없게 만든다”며 “이것(예비선거)은 우리가 상황을 바꿔야 할 또 다른 기회”라고 말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군소 정당을 찍거나 아예 벌금을 내고 투표하지 않는 방식으로 항의의 표시를 나타내기도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식품 회사에 일하는 미카엘라 판제라는 로이터에 “어떤 후보도 나를 설득하지 못했다”며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우파 계열인 야당에서는 라레타와 불리치 모두 긴축과 시장 자유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밀레이는 경제의 달러화와 중앙은행 폐쇄를 내걸기도 했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야당 후보들이 여당측을 약간 앞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밀레이는 2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0월 있을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아르헨티나는 곡물 수츨 증가와 인플레이션 억제 등의 과제를 안게 된다. 이번 예비 선거 결과 또한 시장에서 관심사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의 말을 인용해 “야당 연합이 35~40%의 득표율을 올리면 국채 등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며 “밀레이나 마사가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둬 야당을 5%포인트 이내 격차로 끌어당기면 시장이 불확실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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