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한국과 외교관계 격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현재 양국(한국·베네수엘라)은 대사급이 아닌 대사대리급 외교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통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확인된 원유 매장량은 3040억배럴로 전 세계 1위다. 3040억배럴은 2위 사우디아라비아의 2980억배럴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지난 1965년 수교했음에도 양국이 대사가 아닌 대사대리를 통해 외교 관계를 이어가는 이유는 한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공식 행정부 수반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과 주요 7개국(G7) 등은 지난 2018년 베네수엘라 대선이 부정선거였단 입장이다.
이사벨 디 까를로 께로 신임 주한 베네수엘라 대사대리는 15일(한국시각) 오후 서울 종로구 베네수엘라 대사관에서 진행한 머니S와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은 대단히 소중한 이웃"이라며 외교 관계 격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뤄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를 위한 제안서 초안을 작성 완료한 상태다.
한국 부임 이전 베네수엘라 외교부에서 기후변화국 국장을 역임한 께로 대사대리는 "마두로 대통령은 한국을 소중한 이웃으로 생각한다"며 "베네수엘라는 한국·북한과 모두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경제성장 모델은 베네수엘라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처럼 한국이 소중하다는 말은 결코 외교적 수사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께로 신임 대사대리는 "남·북한을 모두 중시하는 것처럼 베네수엘라는 항상 열린 자세로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한다"며 "이같이 열린 자세를 유지함에도 미국은 베네수엘라 대선이 부정선거라며 '가혹하고도 비인간적'인 경제 제재를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18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단 주장은 궤변"이라며 "각종 어려움에도 마두로 행정부는 가혹한 제재를 이겨냈다"고 강조했다.
머니에스 김태욱 기자 taewook9703@mt.co.kr
그러면서 "우리는 사회주의 정신에 입각해 인권과 환경, 다극체제(Multi-polar), 다양성 등을 지향·중시한다"며 "우린 기존의 사회주의가 아닌 '베네수엘라-사회주의'를 찾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네수엘라-사회주의는 그 누구도 배척하지 않는, 즉 포용적인 삶의 방식이다. 베네수엘라는 시몬 볼리바르(독립운동가)와 차베스 전 대통령의 가르침에 따라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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