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남미 투자 확대 약속…이민 차단·中 영향력 견제
Admin | 2023-11-06 | 조회수 : 347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중남미 정상들을 만나 경제발전과 기반시설 구축에 필요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사회의 예민한 문제인 중남미 이민자를 줄이고,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바베이도스, 캐나다,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 멕시코, 파나마, 페루, 우루과이 등 11개국 정상과 '경제번영을 위한 미주 파트너십'(APEP) 정상회의를 주재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6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주재한 미주정상회의에서 내놓은 구상으로 이번이 첫 회의다.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더 개방되고 공정하며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번영하는 반구"라는 비전을 선포하고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무역·투자 확대, 기후위기 대응, 인프라 구축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세계은행(WB)과 미주개발은행(IDB) 등 다자개발은행을 통해 미주 지역에 제공되는 금융의 질과 양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백악관은 이런 노력의 하나로 미국, 캐나다, 한국, 스페인이 이주 문제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들에 IDB를 통해 8천9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019년에 1천만달러를 이미 기여했으며 이번에 200만달러를 낸다.
미국이 중남미 투자를 확대하려는 이유는 이 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들이 기반시설 구축과 경제개발에 있어 '채무의 덫'(debt trap) 외교와 양질의 투명한 접근 방식 사이에서 실질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이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명목으로 제공하는 차관 등 금융 지원이 실제로는 해당 국가에 막대한 채무 부담을 지워 중국에 종속되게 하는 불투명한 외교 수단이라고 비판해왔다.
정상들은 청정에너지와 반도체, 의약품 등 주요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은 역내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 일련의 '미주 파트너십 반도체 인력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이날 IDB 주최 포럼에서 APEP 협력 분야로 공급망을 언급하고서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파트너 및 동맹과 우리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프렌드쇼어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런 노력을 통해 중남미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그곳 주민들이 미국으로 넘어올 동기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전례 없는 이주민 유입이 가져오는 도전을 관리할 책임을 공유하는 범지역 접근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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