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오는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12일 저녁 열린 후보 TV 토론에서는 여당의 세르히오 마사(51) 후보와 야당의 하비에르 밀레이(53) 후보가 상대 약점에 공세를 집중하며 불꽃 공방을 벌였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서 열린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경제, 외교, 교육과 보건, 일자리, 사회 안전, 인권 등 분야를 놓고 요소요소에서 충돌하며 난타전을 펼쳤다.
지난달 22일 본선 투표에서 '극우 괴짜 열풍'을 일단 잠재우며 1위로 결선에 오른 마사 후보는 밀레이 후보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는 "현시점에서 우리 주요 경제·외교 파트너에는 브라질과 중국도 포함된다"며 "밀레이 후보처럼 단순히 정치 이념 문제로 브라질과 중국, 또 메르코수르(MERCOSUR·공동시장을 추진하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를 등진다면, 200만명의 국민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마사 후보는 또 "저는 기업과 근로자, 빈곤층 보호라는 측면에서 연방정부의 역할을 믿는다"며 "밀레이 후보는 강과 바다까지 사유화(민영화)를 목표로 하면서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밀레이 후보는 130∼140%대의 연 물가상승률과 40%대의 빈곤층을 사례로 들며 현 경제 장관인 마사 후보의 역량에 물음표를 던졌다.
그는 "우리는 실패한 민주주의의 한가운데에 서 있고, 그 주범은 현 정부와 페론주의"라며 "사회정의와 기회균등을 들고 와서 근로자 노동의 결실을 훔쳐 가는 패거리 집단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밀레이 후보는 또 "무역에 있어서 국가가 개입해 누구와 거래하지 말아야 하는지 결정할 필요가 없다고 믿는다. 무역은 국가가 하는 게 아니다"라며 "외교에 있어선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동맹을 옹호하며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자들과 관계를 맺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스포트라이트는 마사 후보가 밀레이 후보를 상대로 단답형을 요구하는 '맞습니까 아닙니까' 질문에 집중됐다.
마사 후보는 중앙은행 폐쇄, 아르헨티나 통화(페소)를 달러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 빈곤층 보조금 폐지 등 밀레이 후보의 주요 공약을 거론하면서 일일이 "이거 맞습니까 아닙니까"(Por si o por no)라고 질의하며 답변을 유도했다.
밀레이 후보는 이에 대해 "나에게 조건을 붙여 규정하지 말라"라면서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TV 토론 직후 현지 소셜미디어에 각종 게시물에 '맞아 아니야'라는 글을 붙인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지 일간지인 라나시온은 "논리 전개와 전략, 제스처 등 측면에서 우리 매체의 정치평론가 등 칼럼니스트 12명 모두 마사 후보가 밀레이 후보를 앞섰다고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칠레,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매체 역시 "페론주의자 마사가 극우파 밀레이를 무자비하게 몰아붙여 제압했다"고 평가했다.
밀레이 후보는 토론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가 말을 할 때 여기저기서 기침으로 합창했다"는 불평을 했다고 텔람 통신은 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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