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시인 네루다는 왜 죽었나'…칠레 법원, 사인 재조사 명령
Admin | 2024-02-22 | 조회수 : 242
51년전 독재 정권이 독살한 것으로 추정…확실한 사인 못찾아
칠레 산티아고 항소법원이 20일(현지시간) 독재 정권이 독살했다고 많은 사람이 믿고 있는 세계적인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죽음을 재조사하라고 명령했다.
칠레 공산당 당원이자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유명 시인인 네루다는 1973년 군사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정권을 잡았을 때 사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네루다의 죽음의 원인 찾기가 법원에 의해 종료됐는데 유족과 공산당이 그에 항소해 이번 결정이 내려지게 됐다.
재판부는 성명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면서 조사를 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네루다는 피노체트의 쿠데타에 저항하다가 죽은 '사회주의자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의 적극적인 지지자였다. 네루다는 멕시코로 망명하기 직전, 피노체트의 쿠데타 발생 12일 만에 병원에서 숨졌다.
당시 병원은 네루다가 전립선암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1년 네루다의 운전사이자 개인 비서인 마누엘 아라야가 네루다가 죽기 전 병원에서 이상한 주사를 맞았다고 말하면서 다시 조사가 시작됐다.
네루다의 유해는 2013년 발굴되어 독극물 흔적이 있는지 검사받고 3년 후 다시 매장됐다. 2017년 칠레 및 국제 전문가 그룹은 네루다가 암으로 사망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지만, 무엇이 그를 죽였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2023년 네루다의 죽음을 조사한 과학자들도 그의 몸에서 위험한 보툴리누스 중독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발견했지만, 확실히 그게 사인이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항소법원이 명령한 조치 중에는 네루다가 전립선암으로 사망했다는 '사망증명서 수기에 대한 새로운 분석'도 포함돼 있다. 또 법원은 네루다의 유해를 분석한 전문가들과 새로운 증인, 클로스트리듐 보툴리눔 박테리아 전문가의 분석 결과에 대한 '메타분석'도 주문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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