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천정부지로 치솟던 아르헨티나 물가상승세가 지난 달 크게 둔화했다.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2월 소비자물가지수(IPC)가 한 달간 13.2% 상승했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정부와 민간 연구소가 예측한 15%보다 낮은 수치로 1월에 기록한 월 20.6%보다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하지만 작년 2월과 비교하면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인해 1년간 물가가 276.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월에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부문은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료로 24.7% 상승했고 ▲대중교통(21.6%) ▲주택, 수도, 전기, 가스(20.2%) ▲담배·술(17.7%) ▲ 상품·서비스(16.6%) 등의 순이었다고 현지 일간 클라린이 보도했다.
정부의 공식 발표 전에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크로니카 TV와의 인터뷰에서 "(2월 물가상승률이) 15%보다 낮은 수치가 나올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정말 좋은 수치다"라고 귀띔했다.
경제전문가들이 예측한 수치는 평균 15.8%였으며, 루이스 카푸토 경제장관은 "20%보다는 10%에 더 가까운 수치가 나올 것 같다"고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3월 첫 주부터 식료품 가격이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에 카푸토 경제장관은 대기업 생산업체 총수, 대형마트 경영진들을 별도로 만나 "가격이 새로운 경제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전 정부처럼 '공정한 가격' 같은 인위적인 물가 억제 프로그램이 없는 상황임을 강조하며 협조를 구했다고 알려졌다.
그는 "환율도 안정되고 상대가격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1+1 할인행사나 두 번째 상품 구매 시 70% 할인 등의 상업 프로모션보다 낱개 가격을 낮춰서 판매해달라"라고 이색적인 요구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르헨티나는 이날 오전 기본 식료품 수입 전면 개방을 전격 발표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생방송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에서 4달러(5천250원) 하는 식빵이 해외에서는 반값"이라면서 기본 식료품 전면 개방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대통령실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본 식료품 수입 개방으로 인한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와 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에르난 아르비수 전 은행가는 "식료품 수입은 아르헨티나 식료품 가격을 형성하는 소수의 대기업만 할 수 있다"면서 "또다시 원자재를 수출하고 완제품을 수입하자는 것인가"라면서 정부의 결정을 비난했다.
에두아르도 디콜라 전 하원의원도 "아르헨티나에서 내수 식료품 가격을 낮출 정도로 대규모로 수입을 할 수 있는 기업은 대기업들뿐인데, 그렇게 된다면 직원들을 해고하고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도 하지 않으면서 해외 본사에서 수입해서 이익을 볼 것이고 계속 이들이 가격을 형성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에 밀레이 대통령 지지자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기본 식료품뿐만이 아니라 옷, 가전제품, 자동차 등 모두 수입 개방해야 한다"며 "수입 개방으로 더 많고 더 다양한 제품을 접할 수 있을 것이며, 가격 또한 경쟁적으로 내려갈 것"이라며 정부의 기본 식료품 수입 개방 조치를 환영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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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3/13 05: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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