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골' 고도이, 사법개혁 최일선 배치…바르세나 외교→환경장관 이동
셰인바움, 현 정부 인사 중용…첫 발표 6명 중 남녀 성비 '3대3'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오는 10월 출범하는 멕시코 새 정부 경제 수장에 '지한파'이자 K팝 팬으로 알려진 마르셀로 에브라르드(64) 전 외교부 장관이 낙점됐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새 정부 내각과 행정부 참모진 중 6명을 발표했다.
일찌감치 유임이 확정된 로헬리오 라미레스 데라 오(75) 재무장관과 호흡을 맞추며 멕시코 통상 분야 정책을 책임질 경제부 장관에는 에브라르드 전 외교부 장관이 이름을 올렸다.
에브라르드 경제장관 후보자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 취임(2018년 12월) 때부터 2023년 6월까지 외교장관을 지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셰인바움 당선인과 함께 여당 경선에 참여해 대선 후보직을 두고 경쟁한 바 있다.
그는 멕시코 관가에 몇 안 되는 지한파이자 K팝 팬이다. 지난해 4월 멕시코시티에서 펼쳐진 블랙핑크 콘서트를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 당내 경선 중에는 방탄소년단(BTS) 멕시코 초청을 공약처럼 내거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개돼 한국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2022년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을 맞아 방한했던 에브라르드 장관 후보자는 지난해 자신의 자서전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에브라르드는 2026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이행 사항 검토라는 최대 현안을 다뤄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한국 입장에선 2022년 14년 만에 협의를 재개했다가 다시 일시 중단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테이블 마련을 위해 에브라르드 장관 후보자와 긴밀히 교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 장관은 후안 라몬 데라 푸엔테(72) 전 주유엔 멕시코 대사가 맡게 됐다.
새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인 그는 의사 출신으로, 중남미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우남) 총장을 지냈다.
알리시아 바르세나(72) 현 외교부 장관은 환경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셰인바움 당선인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태양광·풍력발전 및 리튬 개발 등 정책 개발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 현지 매체들은 전망했다.
물리학자 출신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과학인문기술혁신부(과학부)를 새로 만들겠다고도 발표했다. 그러면서 첫 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로사우라 루이스(73) 전 멕시코시티 과학부 장관을 지명했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또 대통령 법률 비서관으로 에르네스티나 고도이(70) 전 멕시코시티 검찰총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강골 정치인'으로 잘 알려진 고도이는 판사 직선제를 비롯한 새 정부의 강력한 '사법부 개혁' 최일선에서 각종 실무를 챙길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내다봤다.
고도이 비서관 지명자는 올해 초 멕시코시티 한인 시민경찰대를 비롯한 교민 커뮤니티에서 추진한 폐쇄회로(CC)TV 기증식에 참석해, 한인 사회의 자발적 치안 강화 지원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면면이 확인된 내각 및 참모진은 대부분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에서도 주요 직위에 있었거나, 셰인바움 당선인의 멕시코시티 시장 시절 시정부에서 함께 일한 인사들이다.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에 이름을 올리는 셰인바움 당선인은 이날 발표한 6명 성비를 남녀 동수로 꾸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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