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언론 "유럽 이미 우리베 대통령 3선 인정"
2008.07.05 04:57:47
지지율 90% 돌파..FARC 근절 위한 임기연장 필요성 제기
좌익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억류돼 있던 잉그리드 베탕쿠르(46.여) 전 대통령 후보가 구출되면서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의 3선 시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이 4일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폴랴 데 상파울루는 유럽위원회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베탕쿠르 등 인질 구출작전의 성공이 우리베 대통령에게 3선을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있다"면서 "상당수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이미 우리베 대통령의 3선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베탕쿠르 역시 구출된 직후 지난 2006년 우리베 대통령의 재선이 FARC에 큰 타격을 주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우리베 대통령이 3선에 도전할 경우 지지할 뜻을 밝혔다.
우리베 대통령이 3선 시도를 위한 개헌을 추진할 경우 추후 콜롬비아 정치권 내에서 정당성 문제로 상당한 시비가 제기될 수도 있다.
신문은 그러나 우리베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는 상황에서 개헌을 통한 3선 시도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데 EU 국가들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의 또 다른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도 콜롬비아 RCN TV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우리베 대통령의 지지율이 무려 91%까지 나왔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지난 2002년 집권한 우리베 대통령의 3선 시도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이처럼 우리베 대통령의 3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에는 "FARC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우리베 대통령이 조금 더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ARC가 지난 3월 최고 지도자 마누엘 마루란다의 사망을 전후해 세력이 급속도로 약화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1만명 가까운 무장 전투요원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마약 밀거래를 통해 연간 2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등 조직 자체는 건재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000년 이후 54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원조를 등에 업고 FARC 소탕작전에 주력해온 우리베 대통령의 임기가 연장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964년 창설된 FARC는 지난 1980~1990년대를 거치면서 마약조직과 결탁해 세력을 확장해 왔으나 우리베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집요한 공세로 현재는 영향력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