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레이라 브라질 대사 "한국영화 브라질 가면 인기 좋을 것"
2008.07.08 17:55
"요즘 브라질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이 뜨거워 정말 기쁩니다."
서울 종로구 팔판동 브라질 대사관에서 7일 만난 셀리나 두 발리 페레이라 주한 브라질 대사(69)는 이웃집 할머니같이 인자한 모습이었다.
오는 9월 한국에 부임한 지 만 2년이 되는 페레이라 대사는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의 역동적인 모습에 매우 놀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부임 당시 첫 여성 브라질 대사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한국인과 브라질 사람은 처음 만난 사람에게 서먹서먹하지만 한번 마음을 열면 어느 나라 사람보다도 정을 듬뿍 준다"며 "두 나라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멀지만 인터넷 등 통신기술의 발달로 친밀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페레이라 대사는 "상대국을 이해하려면 문화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수교 50주년이 되는 내년에 양국에서 미술 전시회를 여는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국 영화도 브라질에서 유망한 산업"이라며 "영화 교류는 경제와 문화 분야 모두에서 양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외국어대와 성균관대가 브라질 유수 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페레이라 대사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브라질 경제가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자신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은 원자재 및 식량 수출 증대에 힘입어 4%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브라질은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지로 수출을 다변화해왔다"며 "수출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어 미국의 경기 침체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5월 말까지 브라질의 무역흑자는 8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브라질 경제에 불안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페레이라 대사는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58%에 달했지만 다른 신흥국에 비하면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1980년대 35%라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브라질은 최근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물가 안정에 경제정책의 중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간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하는 정책을 써온 결과 일반인들의 자산이 늘면서 내수시장이 커진 것도 브라질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브라질 간 경제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낙관했다.
"지난해 양국 간 무역 규모가 62억8100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교류가 활발하다"며 "브라질은 광물 에너지 등을 수출하고 한국은 전자제품 등을 수출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라고 평가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관심을 갖고 있는 철광석 등 광물이나 심해 석유 발굴 등 에너지 분야와 브라질의 인프라 개선 사업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브라질의 교황가톨릭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페레이라 대사는 한국에 부임하기 전 유엔 군축 대사와 스위스 대사 등을 지냈다.
한국경제신문 서기열/허문찬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