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로 중남미 성장세 감소 전망"[FAO]
2008.07.11 00:25:00
식량위기가 계속될 경우 중남미 지역의 경제 성장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전날 발표한 기아 관련 보고서를 통해 "현재와 같은 전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지속되면 중남미 지역은 인플레 압력과 성장세 둔화로 인해 값비싼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중남미 지역이 그동안 식량위기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아왔으나 식량가격 급등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 성장세가 위축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칠레, 베네수엘라, 페루, 파나마 등에서 식료품 가격 상승폭이 평균 물가지수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두자릿수 인플레율을 기록할 것이며, 이는 결국 최근 수년간 보여온 성장세의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중남미 지역의 물가상승 원인으로 내수시장 팽창과 바이오 에너지 생산 확대, 농업 생산비용 증가, 곡물 재고량 감소, 투기성 자본 유입 등을 들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중미.카리브 지역 국가 가운데 11개국에서 곡물 소비량이 생산량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남미 지역에서는 베네수엘라의 곡물 소비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남미 지역에서 상당한 영업기반을 갖추고 있는 스페인계 산탄데르(Santander) 은행은 최근 식량가격 급등으로 초래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의 영향으로 중남미 지역에서 4천700만명 정도가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산탄데르 은행은 중남미 지역 가정이 소득의 45% 정도를 식료품과 연료 구입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식량가격과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실질소득의 감소를 가져와 지난 5년간 빈곤 탈출에 성공한 4천700만명이 다시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지난 2년간 두자릿수 물가상승으로 인해 2천500만명이 중산층으로 편입됐다가 빈곤층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