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상파울루 시를 방문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대화를 갖고 아프리카 지역의 곡물 생산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국영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이 14일 보도했다. 아닌 전 총장은 이날 상파울루 시내에서 열린 한 국제행사에 참석했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일본에서 열린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의 참석과 베트남,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순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특히 세계 최대의 쌀 생산국인 베트남 및 바이오 디젤 대규모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와 농업, 바이오 에너지 등 분야의 협력 협정을 체결한 사실에 만족을 표시했다.
룰라 대통령은 특히 브라질 농업연구소(Embrapa)의 기술지원을 통한 아프리카 지역의 곡물 생산 확대방안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전 세계적인 식량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곡물 생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면서 "Embrapa가 보유하고 있는 농업기술을 아프리카 빈곤국들에 이전해 생산성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 4월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 총회 참석을 위해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 "Embrapa의 기술지원을 통해 향후 10년 안에 아프리카 국가들의 곡물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은 식량공급 부족으로 초래된 전 세계의 식량위기가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 고통과 함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 가나와 베네수엘라 등에 설치돼 있는 Embrapa를 통해 빈곤.개도국의 곡물 생산 확대를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아난 전 총장에게 "바이오 에너지 생산 확대가 기아인구 증가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서 "브라질의 경우 에탄올 원료인 사탕수수 재배지를 확대하더라도 농경지를 침범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