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타결 효과 놓고 메르코수르 회원국내 이견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이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더(DDA) 협상과 관련,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고 현지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모링 장관은 전날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으로 이루어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외무장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DDA 협상을 위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는 있겠지만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코수르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WTO 통상각료회의에 앞서 지난 10일 공개된 농업 및 비농산물(NAMA) 그룹의 자유화 세부원칙들(modalities)에 관한 의장 중재안 수정안을 놓고 협의가 이루어졌다.
아모링 장관의 발언은 오는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WTO 주요 30여개 회원국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는 통상각료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메르코수르 회원국 간에 여전히 이견이 많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다음주 통상각료회의에서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면서 "메르코수르의 공통된 입장은 농업 부문에 대한 실질적 진전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호르헤 타이아나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은 "긍정적이고 균형잡힌 합의가 이루어질지 여부는 선진국들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해 개도국에 대한 공산품 시장개방 요구에 앞서 농업보조금 삭감 등에서 선진국이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모링 장관도 의장 중재안 수정안이 선진국의 농업보조금 삭감폭을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DDA 협상 관련 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링 장관을 비롯한 메르코수르 외무장관들은 또 식량위기가 DDA 협상 타결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그러나 이는 선진국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때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선진국의 농업보조금이 빈곤국의 곡물 생산 확대를 방해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곡물 생산량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를 받아들여 자체 쌀 생산을 중단하고 보조금이 붙은 값싼 쌀을 수입했던 아이티가 식량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에서도 쌀 생산을 하지 못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편 페드로 바스 우루과이 외무차관은 "DDA 협상은 진전되고 있으며, 협상 타결로 얻어지는 이익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올해 말까지 협상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사항에 관해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해 DDA 협상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