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와 삼성물산이 15일 멕시코 만사니요 LNG터미널 공사에 들어간 것은 우리 기업들의 중남미시장 진출에 새 지평을 연 것이라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쿠바에 발전설비를 판매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제까지 우리 기업들은 백색가전과 전자제품 중심으로 상품수출을 주로 해왔다.
만사니요 LNG터미널 공사는 우선 1조원이라는 규모에서는 물론 상품 수출 일변도에서 벗어나 플랜트와 건설, 기술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진출하는 것이란 의미가 있다.
특히 가스공사로서는 가스 자원 확보를 위해 외국에 진출한 적은 있어도 축적한 첨단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중남미를 비롯해 다른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경험을 쌓을 무대가 생긴 셈이다.
해외 대형 사업 수주.시행에서 사실상 필수적인 외국기업 및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경험이라는 점에서도 만사니요 LNG터미널은 중요하다.
이 건설공사 수주 컨소시엄 KMS의 지분은 한국가스공사가 25%, 삼성물산과 일본의 미쓰이가 각각 37.5%갖고 있다. KMS의 박기환 사장은 공사를 발주한 멕시코 전력청(CFE)의 주문에 대처해야 하는 것은 국내기업들끼리의 협력관계도 쉽지 않은 데 기업문화가 다른 미쯔이와 손발을 맞추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에 미쓰이가 참여했으나 사실은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멕시코 관계자들이 인천 LNG 터미널을 둘러두고 마음이 움직였다는 대목에서부터 사업의 성격상 가스공사의 기술이 단연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주도로 컨소시움을 구성하여 이번 사업 비용의 80%에 대해 보증을 해 준 것도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이강연 가스공사 이사회 의장은 "한국경제는 2007년을 기준으로 국민총생산액(GDP)이 9천570억 달러로 세계 13위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36위로 1만9천776달러"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이번 사업과 같은 관세장벽이 없는 사업에서 경제성장의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이번 수주공사의 경험을 많은 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많은 인원을 만사니요 현장에 보내 학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진출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와 삼성물산 측은 가능한 한 멕시코 현지에서 자재를 많이 구입하고 고급인력을 제외하고는 현지인을 많이 채용함으로써 한국기업이 이익만 챙기고 줄행랑치는 다른 국가의 기업들과는 다르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만사니요<멕시코>=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