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타선 100만명이 "인질에 자유, 나라엔 평화"외쳐
콜롬비아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의 주요 투쟁 전술 중 하나인 인질 납치 행위가 세계인들의 규탄과 항의에 부닥쳤다. 콜롬비아의 독립 기념일이자 일요일인 20일 보고타, 파리, 런던, 워싱턴, 마드리드 등 세계 주요도시 40여 곳에서는 FARC 측에 현재 억류 중인 인질들을 모두 즉각 석방하고 앞으로는 사람을 납치, 인질 로 삼는 일을 근절하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선 100만여 명이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 깃발과 풍선, 콜롬비아 국기 등을 든 채 거리를 행진하며 '더 이상의 인질납치 반대', '자유'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보고타 외에 콜롬비아 전역에서도 독립기념일 행사를 마친 시민들이 인질들에게 자유를 줄 것을 요구하면서 정부와 반군 간 협상이 성공, 독립 기념일을 '자유의 날'이자 평화를 이루는 날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콜롬비아와 브라질 국경 정글지역의 레티시아에서도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 등 인접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독립기념행사에서도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특히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자유를 주제로 한 브라질의 시를 인용한 뒤 "FARC는 모든 인질들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어야 한다"면서 조건없는 인질 전원석방을 거듭 강조했다.
콜롬비아 출신으로 미국서 활동중인 유명 여가수 샤키라는 이 행사에서 공연을 하며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는 목소리를 합쳐 '자유'를 외친다"고 말했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는, FARC에 납치돼 6년 동안 인질생활을 하다 지난 2일 극적으로 구출된 프랑스계 콜롬비아 정치인 잉그리드 베탕쿠르가 참석해 "FARC는 무기를 버리고 모든 인질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FARC 지도자급 인사들이 연이어 사망하고 지난 2일 정부군이 베탕쿠르 등 중요 인질 15명을 구출한 것을 전후해 정부와 반군 간의 평화 협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 베탕쿠르 구출을 계기로 FARC와 인질문제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압력이 커지고 있어 콜롬비아에 모처럼 평화가 찾아올 수 있다는 희망이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