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국가간 무역불균형.경제격차 해소 주력 시사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21일 남미통합을 위한 브라질의 책임론을 제시하면서 "남미통합은 브라질의 역할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주례 국영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브라질은 남미대륙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와 국내총생산(GDP),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면서 "브라질은 남미통합을 위한 책임을 명백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과 다른 남미 국가 간의 경제력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남미 국가들에 대한 수출 확대도 필요하지만 수입을 늘리는데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콜롬비아,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파라과이, 우루과이, 칠레 등으로부터의 수입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9~20일 콜롬비아 방문에서 남미안보협의회 참여를 약속받은 것을 계기로 유럽연합(EU)을 본뜬 남미국가연합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설립된 남미은행과 브라질-아르헨티나 간의 무역대금 자국통화 결제 합의에 이어 남미 단일통화 창설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남미 국가간 무역불균형과 경제력 격차 해소가 남미통합 논의를 앞당기는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초에도 남미권 국가들과의 무역불균형 해소를 최대 현안의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브라질은 현재 하루평균 3천만㎥의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는 볼리비아를 제외한 모든 남미 국가와의 교역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남미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2006년의 464억 달러에 비해 줄어든 40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브라질 정부는 특히 중국산 제품 수입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대신 남미권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에 따라 개별 쌍무협상을 통해 수입장벽을 차례로 제거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