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가 미국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간의 자유무역협상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통상각료회의에 참석 중인 윌리안 콘트레라스 베네수엘라 통상장관은 전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메르코수르에 가입할 경우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상을 위한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트레라스 장관의 발언은 브라질 정부가 미국-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상 및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콘트레라스 장관은 "미국과의 통상관계 강화를 의미하는 주장에 결코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거나 미국 주도의 FTAA 창설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브라질 및 파라과이 의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베네수엘라의 가입에 대해 의회 승인까지 마친 상태지만 브라질과 파라과이 의회는 최종 승인을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콘트레라스 장관은 "베네수엘라가 가입할 경우 메르코수르는 베네수엘라의 에너지 잠재력과 브라질의 농업 잠재력이 합쳐진 새로운 블록으로 거듭날 것"이라면서 브라질.파라과이 의회 통과를 자신했다.
베네수엘라는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와 함께 안데스공동체(CAN) 회원국이었으나 콜롬비아와 페루가 미국과 FTA 체결을 추진하자 탈퇴한 뒤 메르코수르 가입 절차를 밟아왔다.
베네수엘라는 또 FTAA 창설 주장에 반발해 쿠바, 볼리비아, 니카라과 등과 함께 '미주(美洲)를 위한 볼리바르 대안'(ALBA)을 구성했으며, 최근 온두라스의 ALBA 가입을 이끌어내는 등 세를 불리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