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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권 '힘의 균형추' 이동 중 (7.23)
관리자 | 2008-07-23 |    조회수 : 1439
  좌파정권 목소리 시들..브라질-콜롬비아-페루 실용연대 강화

  한동안 좌파정권의 목소리가 드셌던 남미 지역에서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남미 최대국 브라질이 있으며, 콜롬비아 및 페루와의 협력 확대를 통해 '실용 연대'라는 새로운 틀을 구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콜롬비아와 페루가 모두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상을 받아들이고 있는 친미(親美) 국가라는 점은 브라질이 베네수엘라나 볼리비아 등과 맺고 있는 에너지 협력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외교정책 방향을 상당한 수준에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남미 좌파정권의 위축은 콜롬비아 정부군이 좌익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붙잡혀 있던 잉그리드 베탕쿠르 전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 등 15명의 인질 구출작전 성공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인질 구출작전 성공 이후 브라질 정부가 FARC에 대해 자진해체를 촉구하고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을 경우 FARC와의 협상을 중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콜롬비아에게 "진정한 우방은 브라질이 돼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El Pais)도 최근 보도에서 "브라질이 FARC의 나머지 인질 석방 문제를 놓고 콜롬비아 정부의 가장 훌륭한 협력 파트너로 떠올랐다"면서 브라질-콜롬비아 관계 강화를 전망했다. 

  미국 정부도 FARC 문제의 완전한 해소는 물론 남미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는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져야 한다는 점을 잇따라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9~20일 이루어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콜롬비아 방문은 향후 남미권 판도 변화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함께 FARC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행사에 참석하는가 하면 아마존 삼림지역에 대한 감시 강화 협정을 체결하는 등 브라질-콜롬비아-페루 간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를 계속했다. 

  이를 두고 한 국제문제 전문가는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니카라과 등 (중)남미 좌파정권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브라질과 페루가 콜롬비아의 최대 협력자로 떠오르고 있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존 삼림지역 내 FARC의 존재는 베네수엘라 및 에콰도르에게도 껄끄러운 과제를 안기고 있지만 이들 국가를 제외한 채 브라질과 콜롬비아, 페루가 아마존 감시 강화 협정을 체결한 것은 브라질 외교정책 우선순위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콜롬비아 정부도 FARC와의 연계가 미심쩍은 베네수엘라나 에콰도르보다는 브라질.페루와 협력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다가설 수 있는 안전한 길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베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남미 헤게모니 장악 시도를 막을 수 있는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룰라 대통령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표시했다. 

  물론 여기에는 브라질이 인프라 확충, 바이오 에너지 개발 등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통상 확대를 통한 이익도 크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현재 제철, 원유 등 분야에서 콜롬비아에 진출해 있는 30개 브라질 기업의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최근 대서양 연안에서 발견된 심해유전 개발에 콜롬비아 국영기업 에코페트롤의 참여를 요청하고 6억5천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 1천만t의 콜롬비아산 석탄을 운반할 수 있는 철도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룰라 대통령의 콜롬비아 방문을 통해 나타난 메시지는 그동안 남미 지역에서 위세를 떨쳤던 '볼리바르 혁명'이 실용을 표방하는 중도 좌.우파 정권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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