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에서 페르난도 루고 차기 대통령의 취임을 하루 앞둔 14일 밤(현지시간) 수도 아순시온에서 대규모 축하행사가 열렸다고 EFE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고 차기 대통령은 수만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파라과이 원주민인 과라니 부족의 전통양식에 따라 자신의 취임 사실을 알렸으며 원주민과 농민 대표들로부터 '새로운 파라과이를 위한 제물'을 의미하는 흙과 곡식, 물이 담긴 그릇과 망토를 전달받았다.
'국경없는 단결된 중남미'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파라과이를 비롯한 중남미 각국의 좌파정당과 원주민 및 농민 단체 회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루고 차기 대통령은 행사 연설에서 '빈자(貧者)의 아버지'라는 별명답게 취임 이후 월급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에게는 월급이 필요 없으며 이 돈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과이 대통령은 매월 월급과 판공비 명목으로 미화 약 4천달러 정도를 받는다. 이는 브라질-파라과이 국경지역에 설치된 이타이푸 수력발전소 책임자 월급의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루고 차기 대통령은 지난 4월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15일은 파라과이 역사에 새로운 날이 될 것이며 중남미와 세계의 눈이 변화하는 파라과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15일 열리는 취임식에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등 이른바 '남미 좌파 3인방'도 참석한다.
그러나 남미 정상 가운데 친미(親美) 성향을 띠고 있는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