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국가연합 결속력, 시장규제 강화 역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이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남미통합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EFE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첼레트 대통령은 이날 볼리비아 중부 코차밤바 시에서 열린 남미국가연합 회원국 의원 회의 개막식에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함께 참석, "남미대륙 12개국이 참여하는 남미국가연합은 금융위기를 남미통합의 기회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미국가연합은 지난 5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정상회의를 통해 공식 출범했으며, 바첼레트 대통령은 임기 2년의 순번의장이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남미 또는 중남미 국가들은 금융위기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의 경제.사회정책을 마련하는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면서 "이는 곧 남미통합 노력을 심화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1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계경제 위기 극복과 남미통합 논의의 진전을 위해 남미지역 양대 경제블록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안데스공동체(CAN)가 남미국가연합 아래 통합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이어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 사이클은 시장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긴 것"이라면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시장에 대한 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미지역의 투자 확대와 수출 증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시장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남미국가연합 회원국과 중남미 국가들은 민주주의 정착과 경제성장을 위해 금융위기가 이 지역에 침체를 가져오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세계적.국가적 차원에서 규제 강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맞춰 정치.금융 부문의 국제기구의 변화 노력이 더욱 가속화돼야 한다"고 말해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개혁을 주문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오는 21~22일 남미국가연합 정상회의(칠레)와 이달 말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의(엘살바도르), 12월 초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의(브라질)에서 이 같은 문제들이 심도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남미국가연합 회원국 의원들은 향후 남미국가연합 의회 출범 및 운영방식 등을 협의하기 위한 기술그룹 구성에 합의했다.
남미국가연합 의회는 코차밤바 시에 들어설 예정이며, 모랄레스 대통령은 남미의회 본부를 유럽의회보다 더 큰 규모로 건설하겠다는 방침 아래 코차밤바 시내에 최대 300㏊의 부지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