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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받는 브라질 위상..남미권 공동표적 직면 (12.9)
관리자 | 2008-12-11 |    조회수 : 1221
  금융위기 타격 좌파정권 외채상환 거부 움직임

  남미대륙의 맹주 브라질의 위상이 일부 좌파정권들의 협공으로 위협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을 본뜬 남미국가연합 출범을 주도하고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실질적으로 이끌면서 지역 대표주자를 자임해온 브라질이 남미권 좌파정권들의 잇따른 외채상환 거부 입장 앞에 곤혹스러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에콰도르로부터 시작된 외채상환 거부 움직임은 파라과이,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등으로 이어지면서 브라질이 졸지에 남미 좌파정권의 공동표적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에콰도르 정부는 지난달 20일 브라질 국책은행인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에 상환할 차관에 불법적인 내용이 드러났다는 이유를 내세워 모두 3억2천만달러에 달하는 외채상환 취소를 위한 국제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BNDES는 브라질 건설회사인 오데브레시에 의해 추진된 에콰도르 산 프란시스코 수력발전소 건설에만 2억4천300만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 수력발전소는 공사 과정에서 기술적인 결함이 드러나 가동되지 못하고 있으며, 에콰도르 정부는 부실공사를 이유로 오데브레시의 활동을 중단시키고 직원들에게 출국 조치를 내렸다.

  이 문제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니카라과, 온두라스,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등으로 구성된 '미주(美洲)를 위한 볼리바르 대안'(ALBA)이 지난달 26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통해 에콰도르 정부의 국제소송 제기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남미권 차원으로 확산됐다.

  ALBA는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안에 맞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주도로 지난 2004년 결성된 기구다.

  그러자 파라과이, 볼리비아, 베네수엘라도 브라질에 대한 외채상환 거부를 시사하면서 에콰도르와 행보를 같이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는 지난 9월 말 브라질 북서부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 시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통해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야심찬 대륙횡단로 건설 계획에 합의하면서 끈끈한 연대감을 과시한 당사자들이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는 8일 "브라질이 에콰도르와의 갈등 이후 일부 남미 국가들의 공동 적이 되고 있으며, 이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 제기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에콰도르 정부의 국제소송 제기를 계기로 남미권 외교 무대에 미묘하고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신문은 에콰도르를 비롯한 남미 좌파정권들이 브라질에 대한 외채상환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이 현재의 세계경제 위기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전했다.

  이들 좌파정권들이 하나같이 세계경제 위기로부터 엄청난 타격을 받으면서 자국 경제를 지탱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브라질에 대한 외채상환 거부를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브라질 정부는 남미권 국가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지난 2일 에콰도르가 BNDES에 대한 외채상환을 거부할 경우 "BNDES를 통해 남미 국가들에 실시해온 금융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모링 장관은 "일부 남미 국가들이 브라질을 제국주의 착취 국가 정도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브라질은 국제시장의 원칙을 충실히 지키고 있으며, 이 원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BNDES는 브라질 정부의 남미통합 이상에 맞춰 미주개발은행(IDB)보다 많은 금액을 남미 국가들에 차관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금융지원이 중단될 경우 남미 국가들의 인프라 확충 및 수출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 정부는 앞서 에콰도르 정부가 국제소송을 제기한 다음날 곧바로 안토니노 마르케스 포르토 에콰도르 주재 대사를 소환했으며, 에콰도르가 브라질 항공기 제조업체인 엠브라에르로부터 슈퍼투카노 전투기 24대를 구입하는 조건으로 BNDES를 통해 실시하기로 했던 2억6천100만달러의 금융지원 계획을 중단시켜 버렸다.

  브라질 정부는 특히 ALBA 회원국들이 에콰도르 정부의 국제소송 제기 결정을 지지하고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같은 길을 따를 것을 부추긴 사실을 상당히 불쾌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 주 살바도르 시에서는 오는 16~17일 남미국가연합 및 메르코수르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열리는 두 정상회의는 브라질과 남미 좌파정권들의 관계 회복 여부와 함께 룰라 대통령의 지도력을 다시한번 시험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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