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외채상환 거부 외교공세 (12.11)
관리자 | 2008-12-11 | 조회수 : 1269
아르헨•페루•칠레에 대표단 파견..주요 타깃 브라질
에콰도르가 남미 지역 국가들을 상대로 자국의 외채상환 거부 입장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는 외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콰도르 정부 대표단은 전날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 아르헨티나 정부 관계자들과 회동을 갖고 지난 30여년간 이루어진 차관 제공 과정에서 불법•편법 사실이 드러난 외채의 상환을 거부하겠다는 자국 입장에 대한 지지를 주문했다.
앞서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지난달 말 "외채에 대해 '불공정하거나 불법적인 내용'이 드러날 경우 상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에콰도르 외채관리위원회는 1년여의 실태조사를 끝내고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1976~2006년 사이 체결된 외채협정에서 다양한 편법•불법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중복 지급, 불공정 조항, 정부 고위관리들과 국제기관 관계자들의 직무 태만과 부패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38억달러 규모인 만기 2012년, 2015년 및 2030년 외채를 포함해 에콰도르가 해외에 지고 있는 빚 100억달러가 포함됐다. 외채는 에콰도르 국내총생산(GDP)의 21%에 해당된다.
특히 에콰도르의 외채상환 거부 움직임은 브라질과의 갈등을 낳으면서 남미권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에콰도르 정부는 지난달 20일 브라질 국책은행인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에 상환할 3억2천만달러의 차관에 불법적인 내용이 드러났다면서 외채 상환 취소를 위한 국제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BNDES는 브라질 대형 건설회사인 오데브레시(Odebrecht)에 의해 추진된 에콰도르 산 프란시스코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차관을 제공했다. 그러나 수력발전소는 공사 과정에서 기술적인 결함이 드러나 가동되지 못하고 있으며, 에콰도르 정부는 부실공사를 이유로 오데브레시의 자국 내 활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에게 출국 조치를 내렸다.
그러자 브라질 정부는 지난달 21일 에콰도르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한데 이어 지난달 24일 에콰도르가 브라질 항공기 제조업체인 엠브라에르(Embraer) 제조 슈퍼투카노 전투기 24대를 구입하는 조건으로 BNDES를 통해 실시하기로 했던 2억6천100만달러의 금융지원 계획을 중단시켜 버렸다.
에콰도르 정부는 이에 맞서 이란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 이란으로부터 전투기를 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브라질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에콰도르는 아르헨티나 외에 수일 안에 페루와 칠레에도 정부 대표단을 파견해 외채상환 거부 국제소송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등 외교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의 국제소송 제기에 대해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니카라과, 온두라스,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등으로 구성된 '미주(美洲)를 위한 볼리바르 대안'(ALBA)은 이미 지난달 26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통해 지지 입장을 확인했다.
ALBA는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안에 맞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주도로 지난 2004년 결성된 기구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