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남미 중도좌파 지도자 입지 확인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대안 모임인 세계사회포럼(WSF)이 이달 말 브라질 북부 파라 주(州) 벨렝 시(市)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현지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일 보도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WSF는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며,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과 내년 말 대선의 유력 예비후보인 딜마 호우세피 정무장관 등을 비롯한 브라질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WSF에는 세계 각국의 비정부기구(NGO)와 시민ㆍ사회단체 및 빈민단체, 진보정당 등 15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WSF는 2002년과 2003년, 2005년에는 브라질의 포르토 알레그레, 2004년에는 인도의 뭄바이에서 열렸다. 2006년에는 아프리카 말리,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파키스탄 카라치 등 3개 대륙 3개 도시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개최됐으며, 2007년 행사는 아프리카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렸다.
지난해에는 '세계 행동의 날'인 1월 26일부터 전 세계 72개국으로 나뉘어 800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 바 있다. 브라질은 전국 19개 도시에서 60여개 프로그램이 선보였다.
WSF는 해마다 특정 도시에서 대규모로 개최돼 왔으나 비용부담이 가중되면서 이번 8회를 끝으로 앞으로는 격년제 행사로 열릴 예정이다. WSF는 9회 행사를 2011년 아프리카 지역에서 개최하기로 잠정 결정한 상태다.
지난 2005년 WSF에는 15만5천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지난 2007년에는 7만4천여명이 참가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올해 WSF를 남미 좌파 및 중도좌파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확인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수년간 개최된 WSF에서는 브라질의 실용주의적 경제정책에 대한 비난과 함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해 높은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남미 좌파진영 내에서 룰라 대통령의 입지가 다소 위축돼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