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쿠바에 남긴 3천여점의 각종 문서가 전자화돼 공개될 예정이다.
쿠바 당국은 모두 3천197점의 문서를 스캐너로 떠 전자화한 뒤 5일부터 열람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컬렉션 가운데는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미공개 에필로그, 헤밍웨이가 2차대전 당시 개인 요트로 독일 잠수함을 추적하면서 송신한 암호문, '노인과 바다'의 영화 각본, 출판사와 주고받은 서한, 보험관련 서류 등이 포함돼 있다.
헤밍웨이는 1939년부터 1960년까지 쿠바에 거주한 바 있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 동쪽 교외의 언덕에 위치한 그의 집 '핑카 비히야'는 현재 박물관으로 바뀌었으며 이들 문서가 보관돼 있다.
헤밍웨이의 컬렉션이 전자 사본으로 제공되는 것은 지난 2002년 쿠바 국가문화유산위원회가 미국 뉴욕에 자리 잡고 있는 사회과학연구위원회가 협력을 합의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핑카 비히야' 박물관의 아다 로사 알폰소 관장은 관심이 있는 학자와 연구원들이 열람을 신청할 수 있다면서 이미 스페인의 한 저널리즘 교수로부터 전자 사본에 대한 열람 신청이 들어왔다고 소개했다.
알폰소 관장은 1천여점의 문서가 추가로 전자화될 예정이라고 말했으나 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헤밍웨이가 자살한 뒤 부인인 메리 웰시가 상당수의 문서를 미국으로 가져가 새로 발견됐거나 종전에 알려지지 않은 문서가 '핑카 비히야'컬렉션에 들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쿠바 측이 '핑카 비히야' 컬렉션을 복사한 CD와 마이크로필름을 보스턴의 존 F. 케네디 기념도서관에 기증했으며 이달 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나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