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기자 출신의 푸네스 당선 유력
3월15일로 예정되어 있는 엘살바도르 대통령 선거에서 20년 만에 정권교체와 함께 좌파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고 중남미 문제에 정통한 마이애미 헤럴드가 4일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우파 정부와 내란(1980~1992년.18만명 희생)까지 치르면서 투쟁해 온 4개 좌파 게릴라 그룹과 1개 공산당 그룹이 참여하고 있는 '파라분도 마르티 해방전선'(FMLN)은 범죄만연, 경제실정에 따른 유권자들의 실망감을 바탕으로 정권쟁취의 호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FMLN이 내세운 대권 후보는 마우리시오 푸네스(49). 그는 내전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는 당료들이 버티고 있는 좌파에서 게릴라 출신이 아니라는 것이 우선 주목된다. 푸네스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우세를 유지하고 있어 승리가 유력시되고 있다.
푸네스는 TV 기자로 정부 비난 보도를 일삼다 기자 생활 14년만에 방송국에서 쫓겨나면서 정치계로 뛰어들어 결국에는 좌파 진영의 대권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푸네스는 자신이 당선되면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등 경제발전을 이룩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그는 또 외교문제에 관한 한 일부의 우려를 잠재우려는 듯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베네수엘라 혹은 다른 국가의 위성국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우파에서는 푸네스가 당선되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동맹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점치면서 그렇게 되면 국내의 외국 투자는 급격히 감소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도 소원해 지고 국가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푸네스가 정권을 잡게 되면 그는 허수아비가 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강경파 게릴라 출신의 당료들이 정권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집권당 전국공화동맹(ARENA)에서는 로드리고 아빌라 후보(44)가 분투하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전국시민경찰을 창설한 업적이 있는 아빌라 후보는 정부의 느슨한 규제를 악용하고 있는 경제계의 횡포를 막는 한편 관료주의 퇴치, 연금제도 개선, 의약품 가격 안정 등을 중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빌라 후보는 집권당이 그동안 공교육을 강화하여 30%에 이르렀던 문맹률을 11%까지 줄였으며 마시는 물 혜택 가정이 2배로 늘어났고 중산층이 꾸준히 증가한 것을 집권당의 중요 업적으로 자랑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