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참여확대 '다인종 내각' 연말 대선, 총선 대비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사회주의 개헌안의 국민투표 통과에 따른 개혁작업 이행을 위해 새로운 내각을 구성했다고 EFE 통신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사회주의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오는 12월 6일로 예정된 대선 및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 각료 수를 17명에서 20명으로 늘린 새로운 내각을 출범시켰다. 기존 정부 직제와 각료들이 대부분 유지, 유임된 가운데 지방자치부, 문화부, 부패추방부가 신설됐다.
특히 이날 발표된 새 내각 명단에는 개헌안을 통해 정치, 사회적 지위가 대폭 강화된 원주민 출신이 다수 포함되면서 볼리비아 역사상 첫 '다인종 내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전날 수도 라파스 인근 엘알토 시에서 사회주의 개헌안을 공식 선포한데 이어 하루만인 이날 새 내각을 발표함에 따라 개혁작업이 앞으로 상당한 속도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5일 국민투표에서 찬성 61.43%, 반대 38.57%로 통과된 사회주의 개헌안은 경제에 대한 국가통제 확대, 원주민 권익 향상, 대통령 연임 허용, 사유지 보유한도 규제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러나 볼리비아 전체 9개 주(州) 가운데 포토시, 라파스, 오루로, 코차밤바, 추키사카 주 등 동부 지역에서 찬성률이 높게 나온 반면 보수우파 야권이 장악하고 있는 산타크루스, 베니, 판도, 타리하 주 등 서부 지역에서는 반대율이 앞선 것으로 나타나 국론분열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동부 4개 주는 석유 및 천연가스 매장량이 많고 농업이 발달해 볼리비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지난해 모랄레스 대통령과 집권 사회주의운동당(MAS)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민투표를 강행해 주정부 자치권 확대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야권은 주정부 자치권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며 개헌안 일부 내용 수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모랄레스 대통령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야권은 또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회주의 개혁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본뜬 권위주의 독재정권을 지향하고 있다며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