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FTA 비준 지연도 작용..남미문제 협력 강화 관심
콜롬비아가 강력한 후원자였던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퇴임과 자유무역협정(FTA)의 미국 의회 비준 및 발효 지연에 따라 브라질과의 통상ㆍ투자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전날부터 브라질을 방문 중인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이 이날 상파울루 시에서 기업인 간담회를 포함해 3차례의 경제 관련 행사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베 대통령의 방문 목적이 브라질과의 경제협력 확대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양국간 교역액은 31억900만달러이며, 브라질이 14억7천1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베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브라질 기업의 콜롬비아에 대한 투자 확대로 보상받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베 대통령은 17일 브라질리아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갖고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부는 콜롬비아의 경제 규모가 조만간 아르헨티나를 추월해 남미지역 2위 경제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콜롬비아에 대한 수출이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칠레, 멕시코, 파라과이, 페루 등에 비해 작았으나 콜롬비아의 경제 규모가 확대되면서 양국간 교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향후 미국과 콜롬비아 간에 FTA가 발효될 경우 콜롬비아를 경유하는 브라질산 제품의 미국 시장 진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신문은 우리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국-중남미 관계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시점에 맞춰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부시 전 대통령 정부에서 미국-콜롬비아 관계에 비해 브라질-콜롬비아 관계가 사실상 겉돌았으나 오바마 대통령 정부 출범을 통해 긴밀한 협력관계가 요청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좌익 게릴라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인질 6명이 석방되는 과정에서 헬기와 공군 병력을 지원했으며, 우리베 대통령은 즉각 룰라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사의를 표시하는 등 양국간 정치적 관계 강화를 위한 예비신호가 오갔다.
신문은 그러나 두 정상이 양국간 및 중남미 지역 문제에 있어 보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남미대륙 12개국으로 구성된 남미국가연합과 산하기구인 남미안보협의회 운영 과정에 콜롬비아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두 기구 모두 미국이 배제된 상태에서 콜롬비아는 그동안 미온적인 참여에 그치는 행보를 보여왔으며, 이와 관련해 룰라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으로 우리베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