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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최대 축제 브라질 카니발 개막 (2.21)
관리자 | 2009-02-23 |    조회수 : 1460
내주까지 계속..세계경제위기에도 뜨거운 열기

'지구촌 최대의 축제'이자 '최고의 종합예술'로 불리는 브라질 카니발이 20일 밤(현지시간)부터 본격적인 막을 열었다.

남미대륙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토 면적과 2억명 가까운 인구를 가진 브라질 전체가 이날부터 다음 주말까지 이어지는 카니발 축제 기간 사실상 모든 활동을 중단한 채 뜨거운 삼바 열기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전국에서 크고 작은 축제가 벌어지지만 규모나 내용 면에서 리우 데 자네이루, 상파울루, 살바도르, 헤시페ㆍ올린다가 카니발의 4대 빅 이벤트로 꼽힌다.

브라질 카니발은 브라질인들의 삶과 역사를 용광로에 담아 녹여내며 일체감을 갖게 만드는 하나의 거대한 문화코드다. 카니발에서는 또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메시지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장관이 연출된다.

브라질은 물론 전 세계로부터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카니발은 경제이기도 하다. TV 방송과 카니발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삼바학교에는 막대한 광고비와 후원금이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등 숙박시설과 음식점, 기념품 매장 등은 관광특수를 누린다.

21~24일 나흘간의 카니발 공식 연휴기간을 맞아 상파울루를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수백만대의 차량이 대서양 해변을 향해 떠나는 인구 대이동 현상이 벌어졌다. 관공서와 은행 등 주요 기관과 상가도 대부분 카니발 연휴기간 휴업에 들어간다.

◇ 4대 중심지 = 카니발도 세계경제위기의 여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일부 소도시들에서는 축제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축제를 열지 않기로 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제는 경제, 카니발은 카니발"이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열기만큼은 어느 해 못지않게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브라질 카니발 축제는 남동부 리우 데 자네이루와 상파울루, 북동부 살바도르와 헤시페ㆍ올린다가 규모나 내용면에서 단연 4대 중심지로 꼽힌다.

우선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이자 카니발의 본고장인 리우 데 자네이루는 강렬한 태양만큼이나 열정적인 축제로 유명하다. 그러나 리우 카니발은 수년 전부터 "지나치게 상업화됐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과거에 비해 명성에 다소 금이 간 모습도 보인다.

상파울루는 남미 최대 경제도시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리우보다는 규모가 약간 작지만 열기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의 문화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북동부 바이아 주의 주도(州都)인 살바도르와, 역시 북동부 지역에 위치하며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역사유적지구로 지정돼 있는 페르남부코 주의 헤시페 및 올린다에서 열리는 카니발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브라질 속의 아프리카'로 불리는 살바도르 시는 아름다운 해변을 낀 관광지로 각광받으면서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등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브라질의 유명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카니발 퍼레이드는 삼바 전용시설인 삼보드로모(Sambodromo)에서 펼쳐지며, 밤 11시께 시작해 다음날 새벽 5시 무렵 끝난다. 퍼레이드 장면은 독점 중계권을 갖고 있는 브라질 최대 방송 글로보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 경제적 효과 = 브라질 카니발은 단순한 축제를 뛰어넘어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도 카니발이 끝난 뒤 구체적인 통계가 나오겠지만 지난해 브라질 호텔업협회(ABIH)가 리우와 상파울루, 살바도르 등 3개 도시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니발 관련 업종의 매출액이 최소한 10억달러에 달하고 30여만명의 직ㆍ간접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관광명소인 리우와 살바도르의 경우는 호텔과 쇼핑센터, 음식점, 관광상품 판매점 등이 '카니발 대목'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리우 시의 경우는 지난해 카니발에 70여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면서 관련 업계의 매출액이 8억달러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파울루 시 역시 리우나 살바도르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상당한 규모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각 삼바학교의 카니발 퍼레이드에는 광고 효과를 노린 업체들의 대규모 협찬이 따랐다.

이런 점들 때문에 브라질에서는 "카니발이 거대한 광고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으며, 브라질 국민의 정신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올해는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카니발을 전후해 브라질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려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지난해 못지않은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카니발 이모저모 = 브라질 카니발은 화려하게 장식된 퍼레이드 차량과 의상, 정렬적인 삼바리듬, 삼바댄스를 바탕으로 한 퍼포먼스 외에도 국내외 화제인물의 마스크가 등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는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마스크와 내년 브라질 대선에서 집권당 후보로 출마가 예상되는 딜마 호우세피 수석장관(여)의 마스크가 단연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호감과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마스크로 표현되는 셈이다. 인지도가 낮아 고민하고 있는 호우세피 장관에게는 이번 카니발이 얼굴 알리기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올해 카니발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경제위기와 반전(反戰), 환경보호, 인권, 빈곤퇴치 등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도 단골메뉴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15년만에 처음으로 리우 카니발 현장에 참석한다.

룰라 대통령은 22일 리우 삼보드로모 귀빈석에서 퍼레이드를 지켜볼 예정이며, 브라질 경찰은 인근 빈민가를 완전 봉쇄한 가운데 400명의 병력을 배치해 경호에 나선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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