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국가연합, 안보협의회 설치 공식발표(종합) (3.11)
관리자 | 2009-03-11 | 조회수 : 1277
美에 "쿠바 경제제재 해제" 한 목소리
남미대륙 12개국으로 이루어진 남미국가연합이 산하기구에 남미안보협의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EFE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2개 회원국 국방장관들은 이날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열린 회담에서 남미안보협의회 설치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남미 지역 12개국 국방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미국가연합은 지난해 5월 23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정상회의를 통해 공식 출범했으며, 칠레가 2년 단위의 순번의장국을 맡고 있다.
남미국가연합에는 아르헨티나, 칠레, 파라과이, 우루과이, 브라질, 에콰도르, 볼리비아, 페루, 콜롬비아, 수리남, 가이아나 등 남미대륙 국가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남미국가연합은 지난해 12월 16일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 주(州) 휴양도시인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통해 남미안보협의회 설치안을 승인한 바 있다.
남미 국방장관들은 "남미안보협의회 설치로 회원국 간의 군사력 격차로 생기는 문제를 해소하고 남미 지역의 대외 안보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장관들은 그러나 남미안보협의회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전통적 의미의 군사동맹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남미안보협의회는 앞으로 1년에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연례 회의를 열고 회원국 간 국방정책 조율, 외교적 갈등의 군사적 충돌 확산 예방, 지진과 홍수 등 재난 발생 시 군병력을 동원한 협력 강화 등을 협의하게 된다.
남미안보협의회 설치 문제는 당초 남미국가연합 출범과 동시에 제기됐으나 기구의 성격과 운영방식, 회원국 군사비 지출 규모의 투명한 공개 등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지난해 연말까지 설치하려던 계획이 늦어졌다.
이와 함께 베네수엘라가 장기적으로 남미안보협의회를 남미통합군 창설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는가 하면, 콜롬비아가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을 테러단체로 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도 협의회 설치가 늦어진 요인이 됐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남미 국방장관들은 미국-중남미 관계 개선 노력을 촉구하면서 미국 정부에 대해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장관들은 쿠바에 대한 제재가 미국-중남미 관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남미국가연합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60년대 이후 계속되고 있는 쿠바 제재를 해제함으로써 미국-중남미 관계를 개선하고 쿠바의 변화를 유도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남미안보협의회 설치를 주도해온 브라질의 넬손 조빙 국방장관은 "지금은 미국과 중남미가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면서 "미국-쿠바 관계 개선은 곧 미국-중남미 관계 개선을 위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