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가 중남미 IT(정보통신)를 앞서 이끄는 코스타리카에 첫 수출된다.
‘나라장터’는 지난해 63조원이 거래되고 3만9000개 공공기관과 15만 기업이 공동이용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이다.
2004년 UN에서 우수사례로 꼽히는 등 나라 안팎으로부터 세계으뜸의 전자조달시스템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달청은 19일(한국시간)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로베라또 가야르도 코스타리카 기획경제정책부장관과 ‘코스타리카 전자조달시스템 구축을 위한 협력협정’을 맺었다.
이번 사업은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국내 IT기업들의 중남미 진출 및 각국에서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보탬이 되고 국가브랜드 향상도 기대된다.
‘나라장터’ 구축업체인 삼성SDS(주)는 이달 말 코스타리카정부와 830만 달러(약 125억원)에 이르는 시스템구축계약을 맺고 본격 사업에 나선다.
조달청은 사업기간 중 전자조달전문가를 그곳에 보내 코스타리카 사업추진기관인 전력통신공사(ICE)에 ‘나라장터’ 구축 및 운영경험을 전해주고 사업관리와 사용자교육 등 컨설팅도 해준다.
ICE는 컨설팅 제공대가로 계약액의 1.1%를 조달청에 준다.
‘나라장터’의 코스타리카진출은 순수하게 코스타리카정부자체자금으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나라장터’ 정책수출 1호인 베트남 진출이 정부정책지원자금으로 이뤄졌던 것과는 차별화 된다.
코스타리카정부는 자국에 전자조달시스템을 들여오기 위해 지난해 ‘나라장터’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전자조달시스템을 비교•분석한 뒤 도입키로 하고 코스타리카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협조를 요청해왔다.
조달청은 전자조달전문가를 코스타리카에 보내 코스타리카정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나라장터’를 소개한다. 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협조해 타당성 조사를 해주는 등 두 나라간 협력사업을 벌여 수출기반을 다진다.
이번 시스템 수출의 성공은 ▲조달청의 적극적인 사업추진 ▲현지의 우리 대사관 및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 관계기관의 지원 ▲삼성SDS(주)의 기술력이 아우러진 결과로 민•관협조로 이뤄진 우리기업의 해외진출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권태균 조달청장은 전자조달시스템 구축 협정 이후 오스카 아리아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코스타리카 전자조달시스템 구축사업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아리아스 대통령은 1986년 코스타리카 대통령을 지낸 뒤 20년 만에 변함없는 국민들의 지지로 2006년 재당선돼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중앙아메리카지역의 분쟁해결에 공헌한 공로로 1987년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수차례 방문하는 등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인물이다.
권 청장은 또 코스타리카 대법원장, 감사원장 등 주요 기관 지도자들을 만나 ‘나라장터’가 코스타리카 조달환경에 미칠 변화 등을 홍보했다
권 청장은 “이번 협정은 중남미 IT선도국인 코스타리카가 우리 전자정부의 우수성을 인정한 결과”라며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는 물론 코스타리카를 교두보로 다른 중남미국가들에 우리의 전자정부기술을 확산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경제신문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