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간 외교적 물밑접촉 시사
볼리비아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다고 EFE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비드 초케우안카 볼리비아 외무장관은 이날 수도 라파스에서 알레한드로 하메드 파라과이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볼리비아와 미국은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이미 시작했다"고 밝혔다.
초케우안카 장관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은 채 "미국과 볼리비아 간에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새 협정에서는 볼리비아의 주권과 존엄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케우안카 장관은 이어 볼리비아와 미국의 외교 대표단이 지속적인 접촉을 갖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양국관계 개선은 상호존중의 원칙 아래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지난 13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양국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어야 한다"면서 "미국-볼리비아 간의 갈등을 없애고 관계를 정상화하려면 상호존중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또 지난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정상회의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중남미 지역을 위한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발언과 함께 미-브라질 정상회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최근 라파스 주재 미국 대사관 2등 서기관을 "반정부 음모를 꾸미는 볼리비아 보수우파 야권과 지속적으로 접촉했다"는 이유를 들어 추방 조치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야권에 대한 지원 의혹을 들어 필립 골드버그 미국 대사를 추방하고 미국 마약단속국(DEA) 직원들에 대해 강제출국을 명령했다. 미국 정부도 이에 맞서 구스타보 구스만 워싱턴 주재 볼리비아 대사를 추방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