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배격, G20 공조 협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0일 상파울루 시에서 회동을 갖고 다음달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공조방안 등을 협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상파울루 시내에 위치한 상파울루주(州) 산업연맹(Fiesp)에서 만나 양국 기업인 1천200여명이 참석하는 세미나에도 자리를 함께 했다.
두 정상은 세계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자제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하고 G20 정상회의에서 신용회복과 생산 및 소비 확대, 통상 강화 등을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와 국제금융시스템 개혁 등에 관해 양국이 공동제안을 내놓는 방안도 협의했다.
룰라 대통령은 "G20이 맞이한 최대 도전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문제들이 G20 정상회의에서 제기될 것이며, G20이 G8(선진 7개국+러시아)을 대신해 위기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개도국의 발언권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세계경제위기의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이들 국제금융기구에서 계속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또 지난해 워싱턴 G20 정상회의 당시 퇴임을 앞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역할이 위축됐던 것과는 달리 이번 런던 G20 정상회의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요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도 현재의 위기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별 개별조치보다는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면서 G20 정상회의에서 룰라 대통령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한편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경제가 브라질에 비해 산업기반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점을 인정하면서 브라질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특히 올해 초 아르헨티나 정부가 브라질 및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장벽을 강화하면서 양국이 통상마찰을 빚은 것과 관련, 세계경제위기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보호무역주의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말 현재 양국의 통상 규모는 308억6천300만달러에 달했으며, 브라질이 43억4천8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양국이 서로 수입장벽을 높이면서 지난 1~2월 브라질의 대(對) 아르헨티나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한 13억3천700만달러, 수입은 44% 줄어든 12억7천400만달러에 머물렀다.
브라질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철강, 휴대전화, 디젤 등을 주로 수출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는 밀, 나프타, 트럭,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