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오바마, 중남미 현실에 무지" (3.23)
관리자 | 2009-03-24 | 조회수 : 1201
"좀더 공부해야 할 것" 일침..신임 대사 파견 계획도 보류
중남미 국가의 대표적 반미주의자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중남미 사정에 "무지하다"고 재차 포문을 열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주말 TV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이 `라틴 아메리카의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테러를 수출하고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한 것은 그가 상당히 무지하기 때문"이라며 "현실을 이해하려면 좀 더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조롱섞인 비난을 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새 대사를 미국에 파견하려 했는데 오바마 대통령 발언을 들은 뒤 마음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2002년 친미성향의 베네수엘라 반정부 세력을 지원했다"고 거듭 비난한 뒤 "라틴아메리카 발전의 걸림돌은 바로 (오바마) 당신이 지배하는 `제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운영되는 국제적 히스패닉 방송 네트워크인 유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테러리스트들을 수출하고 콜럼비아 게릴라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라틴아메리카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외화벌이 대부분을 대미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중국 등과 연대해 중남미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을 저지해왔다.
반미 사회주의자를 자처해온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볼리비아와 에콰도르 등 주변 중남미 국가들의 미국 대사 추방 조치에 동조해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하고 주미 자국 대사도 철수시키는 등 미국과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다음 달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개최되는 미주기구(OAS) 회원국 정상회담에 나란히 참석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차베스 대통령이 만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카라카스 로이터=연합뉴스)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