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반출 중단 등 파업 계속..정치투쟁 확산 조짐
아르헨티나 농업단체들이 곡물 수출세 인하를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대(對) 정부 화해 파기를 선언했다고 EFE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파업을 주도하는 아르헨티나 4대 농업단체 지도부는 이날 올해 총선이 치러지는 점을 이용해 파업 강도를 더욱 높이면서 정치투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농업단체 지도부는 특히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중앙정부의 조세수입과 지방정부에 대한 재정지원을 이유로 대두 등 주요 곡물에 대한 수출세 부과를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 지난 수주 간 계속된 정부와의 화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대두 재배가 전체 경작가능 면적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현재 연간 대두 수출액은 350억달러에 달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농축산물에 대해 고율의 수출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대두의 경우 세율이 3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곡물 수출세 부과를 통해 얻어지는 조세수입 가운데 지방정부 지원액은 약 18억달러 정도다.
한편 파업 사흘째를 맞은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 산타페, 엔트레 리오스, 코르도바, 라팜파 주(州) 등의 도시에서 파업과 시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고속도로 점거시위가 벌어져 트럭과 버스, 승용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회원국과의 육상교역로로 사용되는 도로에서도 차량 통행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 파업ㆍ시위는 오는 27일까지 1주일간 계속될 예정이지만 정부와 농업단체 간의 대치가 계속될 경우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농민들이 파업에 들어간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며, 지난해 3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 조치를 발표하면서 빚어진 정부와 농업 부문 간의 갈등 이후로는 일곱 번째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