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생태계 보존 위해 이주제한정책
다윈이 진화론을 완성했던 갈라파고스 제도를 보존하기 위해 에콰도르가 엄격한 이주제한 정책을 실시하면서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최근 수년 동안 에콰도르 내륙 지방 사람들이 고임금이 보장되는 관광업계에 종사하기 위해 갈라파고스 제도로 대거 이주하면서 이 일대의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다.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산타크루즈의 인구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1만여명에 불과했으나 이주율과 출생률이 증가하면서 최근 2배 정도로 늘어났다.
지난 2007년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현재 전체 인구 3만명에 이르는 갈라파고스 제도를 인구과밀과 관광산업, 침략적 외래 생물, 불법 어로행위 등에서 비롯되는 위협을 감안, `위기 지역'으로 분류했다.
관광객과 이주민들이 증가하면서 매년 더 많은 양의 식량과 연료를 필요로 하며 이들을 데려오는 배나 항공기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모기, 파리, 쥐와 식물 등도 함께 싣고 오기 때문이다.
이에 에콰도르 정부가 엄격한 이주제한 정책을 실시하면서 갈라파고스 거주권을 얻는 것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새 이주정책은 갈라파고스에서 출생한 사람이라도 부모 모두 거주권을 갖고 있어야만 거주권을 주는 등 엄격한 거주 요건을 담고 있어 시행 이후 1천여명이 가량이 이곳을 떠나야 했다.
찰스 다윈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 이주정책에 반대하는 시민의 시위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면서 에콰도르에서는 개발과 보존 간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의 에드가 무노즈 소장은 "갈라파고스가 마치 유리벽 안에 보존돼 아무도 건드려서는 안 되는 곳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며 "우리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그곳에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