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가입 블록 활성화 기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창설 18주년 기념식이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열렸다고 EFE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날 기념식은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이 주재한 가운데 파라과이 정부 청사인 로페스 궁에서 열렸으며, 정회원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ㆍ아르헨티나ㆍ파라과이ㆍ우루과이 등 4개국이 정회원국이며, 파라과이가 현재 6개월 단위의 순번의장국을 맡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정회원국 가입 절차를 밟고 있으며 칠레, 볼리비아, 에콰도르, 콜롬비아, 페루 등 5개국이 준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메르코수르와의 통상협정을 통해 실질적인 준회원국으로 활동하는 것은 칠레와 볼리비아 뿐이며, 나머지는 명목상의 준회원국이라고 할 수 있다.
메르코수르는 지난 1991년 3월 26일 카를로스 메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페르난도 콜로르 데 멜로 전 브라질 대통령,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전 파라과이 대통령, 루이스 알베르토 라칼레 전 우루과이 대통령 등이 아순시온 조약에 서명하면서 출범했다.
당시 4개국 정상들은 1994년 12월 31일까지 단일시장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으나 실제로는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블록 약소국인 파라과이와 우루과이는 회원국간 경제력 격차와 무역불균형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면서 메르코수르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루고 대통령은 순번의장 자격으로 27~28일 우루과이를 방문해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갖고 메르코수르 운영에 관한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다.
베네수엘라의 정회원국 가입에 대해 브라질과 파라과이 의회에서 반대 목소리가 여전한 것도 과제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메르코수르 4개 회원국 정상들은 2006년 7월 초 베네수엘라의 가입에 합의했으나 브라질과 파라과이 의회가 심의ㆍ표결을 늦추는 바람에 2년 반 넘게 가입이 지연돼 왔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의회 승인을 마친 상태다.
베네수엘라의 정회원국 가입은 메르코수르 활성화를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본래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와 함께 남미지역의 또 다른 경제블록인 안데스공동체(CAN) 회원국이었으나 콜롬비아 및 페루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상을 진행하자 이에 반발해 탈퇴한 뒤 메르코수르 가입을 추진해 왔다.
베네수엘라의 정회원국 가입 이루어질 경우 메르코수르는 인구 2억6천600여만명, 국내총생산(GDP) 2조달러가 넘는 거대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회원국의 GDP를 합친 규모는 남미지역 전체 GDP의 80% 가까운 수준이다.
메르코수르가 베네수엘라를 끌어안으면서 몸집을 불릴 경우 CAN 회원국에 대해 흡인력을 발휘하면서 장차 두 블록의 통합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