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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성인'으로 떠오른 체 게베라 (11.14)
관리자 | 2006-11-14 |    조회수 : 1565
남미의 '성인'으로 떠오른 체 게베라 
 
[프레시안 2006-11-14 11:48]     
 

[프레시안 김영길/프레시안 기획위원]  중남미 전역을 휩쓸고 있는 좌파 바람과 함께 아르헨 출신 좌파혁명가 어르네스또 체 게바라를 성인으로 추대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할리우드도 2부작 '체 게바라의 일생' 촬영에 들어가 이래저래 2007년은 체 게바라의 열풍이 전 세계를 다시금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또한 최근 쿠바출신 작가 프로일란 곤살레스와 아디스 꾸뿔은 수년 동안 볼리비아 현지와 미국 문서기록보관소 등을 추적, 체 게바라를 체포하기 위해 조직된 볼리비아정부군 수색대의 작전일지와 체에 대한 미국정부의 입장, 제거명령 등의 문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이 문서들은 곧 책(스페인어)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쿠바의 CMKC 라디오는 서적 출간에 앞서 이 문서내용들을 '체에 대한 CIA의 문건'이라는 타이틀로 현재 인기리에 방송하고 있기도 하다. 이 문건에는 미국정부가 체 게바라를 제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리고 볼리비아 수색중대가 체를 체포하게 된 당시 상황은 물론 살해되기까지의 과정이 시간대별로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그 자세한 내용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체 게바라는 살아 있는 성인" 
  
  최근(11월2~9일) 과테말라에서 막을 내린 라틴아메리카 영화와 비디오 페스티벌에서 '이구에라에서 태어난 성 어르네스또'라는 기록영화가 최우수 외국기록영화로 뽑히자 중남미 언론들은 '성 체 게바라'라는 타이틀로 체를 성인시했다.
  
  체 게바라의 일생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영화는 체가 볼리비아에서 투쟁한 기록들과 그곳 주민들이 체의 혁명유산을 신성시하는 동시에 체의 사후 갖가지 기적들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반응에 초점을 맞춘 기록영화다.
  
  이 영화는 쿠바출신 영화배우 이사벨 산또스와 라파엘 솔리스라는 기록사진작가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현지 언론들은 체가 천주교의 성인이 되기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로마교황청의 공식선언도 있어야 하겠지만, 볼리비아 현지주민들은 39년 전 살해된 체가 그들을 보호해주는 '살아 있는 성인'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자신들뿐만 아니라 전세계 체 추종자들의 순례행렬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체에 대한 추모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기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올해 10월 체의 사망 39주년을 맞아 아르헨티나는 물론 프랑스와 스페인, 그리스, 폴란드, 일본 등지로부터 체의 흔적을 찾는 관광객들이 넘쳐나자, 안내를 위한 전문 관광안내원협회가 조직될 정도로 볼리비아 현지에서 체의 열기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볼리비아 현지에서 체의 열기와 인기는 바졔그란데 시 정부가 체의 박물관을 시 청사로 이전하고 체의 재단을 설립한 것과 체가 게릴라 부대를 이끌고 투쟁했던 지역들을 문화유산으로 지정, 관광자원으로 선포한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그런가 하면 이렇게 볼리비아의 바졔그란데를 찾는 외국관광객수가 지속적으로 늘자 체의 마지막을 지켜본 이 지역주민들의 주가 역시 연일 치솟고 있다.
  
  체가 볼리비아 정부군에 의해 체포되어 이구에라 마을 학교로 이송되었을 때 체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 이 학교 교사출신 훌리아 꼬르데스로부터 증언을 듣기 위해서는 최소한 300달러를 지불해야 할 정도다. 또한 체가 살해된 후 맨 처음 사진을 찍었던 레네 까디마 역시 관광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으며 돈을 주고도 좀처럼 만나기 힘든 유명인사로 분류될 정도다.
  
  100여 명의 이구에라 마을 주민들은 고산지역의 벽촌이 세계적인 명소로 탈바꿈한 현상을 두고 이는 체가 만든 기적이라며 아침 저녁으로 체의 영정 앞에 꿇어앉아 기도하며 자신들의 소원을 빌 만큼 체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주민들은 이미 체를 성인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스티븐 소더버그, 체 게바라 영화화
  
  젊은이들의 저항의 상징이 된 혁명가 어르네스또 체 게바라의 열기는 중남미에서만 되살아나는 게 아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체의 삶을 전-후 두 편으로 영화화해 혁명가로서의 그의 일생을 담아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 영화의 타이틀은 전후편 각각 '아르헨티나 사람(El argentino)', '게릴라(Guerrilla)'로 정해졌다.
  
  체의 일생을 그릴 이 영화의 전편은 체와 카스트로가 지난 1956년 멕시코에서 전설적인 '그란마호'를 타고 쿠바로 잠입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 영화는 이어 체가 쿠바 내에서 게릴라 조직과 투쟁을 통해 독재자 풀헨시오 바띠스따를 축출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후편은 체가 유엔 연설을 위해 뉴욕에 도착하는 장면에서 시작되어 (미국촬영은 이미 끝낸 상태) 볼리비아 게릴라 투쟁과 비극적인 최후를 그릴 예정이다. '트래픽'으로 유명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총 제작비 7000만 달러가 소요될 이 영화는 프랑스와 스페인 영화사와 TV방송국이 공동으로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영어로 쓰어졌지만 대사는 모든 장면을 스페인어로 쵤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체의 뉘앙스를 되살리겠다는 의도다. 주연인 체의 역에 베네치오 델 또로라는 배우가 낙점된 데에도 그가 완벽한 스페인어를 구사한다는 점이 크게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김영길/프레시안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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