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강경우파 정권 재선 후 휘청
농부학살 무장단체 연루 집권당 의원 구속 … 우라베 대통령 정치적 위기
2006-11-17 오후 3:40:55 게재
중남미 좌파바람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재선에 성공한 콜롬비아 강경우파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측근 의원 3명이 농민을 학살한 극우성향 민병대에 연루 됐다는 이유로 구속수감되면서 부터다.
반군퇴치를 주장해 온 우리베 대통령의 평소 발언과 현실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콜롬비아 주간 ‘캄비오’와 ‘엘에스텍타도르’, 일간 ‘엘티엠포’ ‘엘콤롬비아노’ 등이 보도했다.
◆반군과 유착 농민학살, 유권자 위협 = 콜롬비아 최고법원은 최근 알바로 가르시아, 하이로 메를라노 상원의원과 에렉 모리스 하원의원을 극우파 민병대인 AUC(콜롬비아 자위대)와 기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혐의로 기소했다고 현지 주간 ‘캄비오’가 보도했다. 법원은 또 이들 3명을 구속 수감할 것을 명령했다.
‘캄비오’에 따르면 가르시아 의원은 97년 이래 콜롬비아 북부 수크레(Sucre)도에서 불법 단체를 조직하고 자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0년 10월에는 마카예포 마을의 농민 15명을 학살할 것을 명령했으며 국비로 반군을 지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모리스 의원도 AUC의 힘을 빌려 정치적 야욕을 실현했고 메를라노 의원은 유권자들을 위협하는데 해 AUC를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간 ‘엘에스펙타도르’는 “이번 사건은 국가 고위 정치계에 얼마나 많은 반군범죄자들이 침투했는지 보여준다”며 “법원이 정면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라고 지적했다.
◆무장반군 정치권 유착 심해져 = 특히 이번 의원 무장조직 연루 사건은 우리베 대통령이 내전종식을 2기 임기 기치로 내건 상태에서 불거져 정치적 파장도 만만치 않다.
그는 내전 종식을 위해 반미주의 게릴라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마르크스주의 민족해방군(ENL) 퇴치에 돌입했으며 대통령선거 직전이던 4월 3만1000명의 반군무장단체가 공식적으로 해산됐다고 발표했다.
반군 퇴치 활동이 재선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현실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엘콤롬비아노’는 “북부 우라바와 바호 오트라토 지방에서 무장게릴라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으며 땅을 빼앗거나 마약거래를 일삼고 있다”며 “반군이 일망타진된 것이 아니라 정치인과의 유착이 오히려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도 비판 = 이 때문에 우리베 대통령이 이끄는 다수당 의원들 중 일부는 당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의회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지일간 ‘엘티엠포’는 “연립여당 의원들 다수가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며 “당을 살리기를 원한다면 25일로 예정된 정당회의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간 ‘캄비오’도 “야당 대안민주주의중심 원내대표 구스타보 페트로는 오래 전부터 의원들이 민병대와 연루 돼 있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페트로 대표가 우리베 대통령에게 측근의 범법행위에 답을 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마약 최대 생산지인 콜롬비아는 지난 40년간 좌익무장단체 FARC, ENL과 극우 AUC 간에 분쟁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은 살해납치 공포에 떨어왔다.